민중의소리 식품 수입 까다롭다는 일본도 미국 압력엔 속수무책?

식품 수입 까다롭다는 일본도 미국 압력엔 속수무책?
전 일본 식품안전위원 카네코 교수의 사임 이유

박상희 기자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한미FTA 협상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 수입에 있어 까다롭다던 일본도 오는 7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예정이다.
  
  그런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항의해, 일본 식품안전위원회의 위원직을 맡았던 카네코 키요토시씨 도쿄의대 교수가 위원직을 사임하고 결코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본내 알리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15일 3시 광우병안전연대측은 서울의대 함춘회관에서 카네코 기요토시 교수를 초청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라는 강연회를 개최했다. ⓒ민중의소리 맹철영 기자

  15일 3시 광우병안전연대측은 서울의대 함춘회관에서 카네코 기요토시 교수를 초청해 일본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정책과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이유 및 근거 등의 내용으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한가>라는 강연회를 개최했다.
  
  식품의 안전을 평가하는 식품안전위원회의 위원직 자리를 박차고 나온 데는 이유가 있다. 한창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불거졌을 2003년 12월 당시 같은 시기에 12명 중 6명이나 되는 위원이 한꺼번에 교체됐으며, 카네코 교수 등이 여러 국내 대책을 재검토 및 평가를 하고 있는데도 그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미일 국장급회담을 열어 수입재개를 합의해버렸다는 ‘혼란’ 때문.
  
  특히 일본은 삼중 안전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카네코 교수는 일본이 미국에 대해서는 유독 더블 스탠다드(standard)를 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위험부위만 제거하는 것은 에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잘못이기 때문에 먹이 관리, 검사 체제 등 일본의 경우는 이삼중의 네트워크로 투망을 펴서 안전성을 확인한다”며 “당연히 미국산에 대해서도 그런 관점으로 평가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너무나 허술하고 미비한 조사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다른 사퇴한 이유는 ‘정말로 과학적인가’라는 것이었다”며 “소 사료에 대한 3년간의 데이터, 전두 검사만도 350만마리를 실시한 데이터를 봐왔는데 위원들의 허술한 자문질의(諮問)를 보고 ‘너희는 물은 것에 대답만 하면 된다’는 식의 답변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즉 식품안전위원회의 교체된 위원들이 “소 먹이의 문제는 심의하지 않아도 되고 나머지 두 가지, SRM(특정위험부위)도 제대로 제거되어 있다고 가정하며 개월수도 젊은 소로 100%지켜져 있다고 가정하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덧붙여 “(식품안전위원회 안에는) 프리온전문조사회 등 30개 정도 조사회가 있고 상부에 통괄하는 모위원회와 모위원회 위원은 7명이 있지만 사람은 사무국 주체로 선발돼 공정하고 투명한 인선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과 제기와 함께 “식품의 ‘안전’과 ‘안심’이라고 하는 두 가지를 일련의 수입 재개 문제와 연결시켜 볼 때 미국은 일본인의 감정, 안심 부분에 대한 국민 감정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카네코 교수는 그러한 연유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과학적 소련에 근거해’라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 재개해야 한다고 하지 말고 ‘쇠고기를 먹고 BSE(우해면상뇌증)에 거리는 핵탄두가 날아오고 일본인이 큰일나는 리스크와 비교하면 미국산 쇠고기의 리스크는 참아줘’라고 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무엇보다 사람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충실한 행위를 쌓아가고 계속 임하도록 정부에 인사를 심어두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압력에 의해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 결사 반대”
  
  강연회에 이어 <한국정부의 미국 쇠고기 안전성 주장에 대한 비판>, <한미FTA와 식품위생검역협정의 문제점>, <한미FTA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문제점>, <광우병과 정부의 예방정책에 대한 문제점> 등의 주제로 우리측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토론이 이어졌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편집국장은 “한국정부는 한미FTA가 국민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변하지만 그 근거를 전혀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며 “미국의 부당한 무역압력으로 인해 한국 국민들의 운명은 광우병 위험으로 부터 안전하지 못한 쇠고기를 먹고,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들이 마시는 등의 실험용 생쥐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이유진 활동가는 “한미FTA를 통해 미국 식품 회사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가공된 식품과 음료를 수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돈 불, 전국돈육생산자위원회장은 ‘하루 육류단백질 섭취량의 44%를 돼지고기에 의존하는 한국시장진출을 환영한다’고 말해, 각종 안전하지 못한 사료와 성장촉진 호르몬으로 가득차있는 식품, 축산물들이 한국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정범 공동대표도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못이겨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최후의 방비책은 국내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일본은 미 쇠고기 수입재개 전에 유통과정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체계까지 미국산과 국산 쇠고기를 완전 분리하는 안전망을 만들어 수입재개를 했었다”고 사례를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유럽이나 일본처럼 미국이 모든 농장동물에 대한 포유단백사료금지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면서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을 편다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조치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06월16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