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일 식품안전 조사위원 사임한 가네코교수 방한

일 식품안전 조사위원 사임한 가네코교수 방한
“일 23개월 소에서도 광우병 한국 30개월미만 소 수입 우려”

  송창석 기자  

“프리온 조사위원회 12명 가운데 6명이 올해 들어 사임을 했는데, 저를 포함해 적어도 3명이 일본 정부의 쇠고기 수입결정에 반발해 사임했습니다.”
지난 3월 일본 내각부 식품안전위원회 산하 프리온 조사위를 탈퇴한 가네코 기요토시 도쿄의대 교수는 “일본의 신문이나 텔레비전 여론조사 결과는 일본 국민의 4분의 3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에 부정적이었다”며 “그런데도 고이즈미 총리는 국민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미국 정부의 요구를 들어줬다”고 말했다. 프리온은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를 뜻하며 광우병 유발물질로 알려져 있다.

16일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카네코 교수는 “올 가을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부시 정권이 선거에 유리하도록 한국이나 일본에 쇠고기 수입재개를 압박하고 있다”며 “오키나와 인근 센카쿠 열도의 영토분쟁을 비롯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고이즈미 정권으로서는 대미 외교라는 정치적 고려 차원에서 쇠고기 수입재개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길이나 타이슨푸드 등 미국의 메이저 육류수출 업체들은 대부분 부시 정권의 자금줄이며 실제로 부시가 대선 공약으로 쇠고기 수출 재개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되기 전인 2003년만 해도 일본과 한국은 멕시코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의 두번째, 세번째 큰 수입국이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자체를 반대했던 게 아니라 수입 결정과 관련한 절차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프리온 조사위는 지난해 12월 “척추 등 광우병 유발물질이 축적되기 쉬운 ‘특정 위험부위’를 제거하고 20개월 이하의 소를 도축해 들여온다면,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미국에 가서 안전성 검증을 하고 그 결과를 국민이 납득하는 조건으로 수입을 재개해도 된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보고서 제출 뒤 4일 만에 일본 정부가 수입재개를 발표했다”며 “4일 만에 무슨 안전성 검증이 됐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결국 정부 발표 한달 뒤인 지난 1월에 나리타 공항에서 미국산 쇠고기 상자를 열어봤더니 포함돼 있어서는 안되는 척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가 일본과 달리 20개월 이하가 아닌 30개월 미만의 소까지 수입하기로 한 데 대해 “2~3년 전에 일본에서 21개월과 23개월된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