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해외신약 국내가격 거품”
관절염치료제 美 FSS가격보다 2배 비싸
건강사회약사회 “국내가격 기준 실거래가로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상당수 해외신약의 국내가격에 거품이 심하다는 주장이 약사단체에서 나왔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3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당수 해외 신약의 국내가격이 실거래가에 가까운 미국 현지 연방구매기준(FSS) 가격이나 국공립병원(Big4) 가격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은 국내가격이 2만3천45원으로 FSS 가격(1만9천135원)과 Big4가격(1만2천490원)보다 높았고,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도 국내가격(16만4천원)이 FSS와 Big4(이상 8만5천680원) 가격보다 두배 가량 비쌌다.
폐암 치료제인 이레사 역시 국내가격(6만2천10원)이 FSS가격(4만9천104원)과 Big4가격(3만7천966원)보다 훨씬 높았다.
FSS 가격은 미 연방 정부가 제시하는 구매 가격의 가이드라인이며 Big4 가격은 대형병원의 도매가 가격이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실제 약품을 구입하는 가격은 FSS나 Big4가격보다도 오히려 낮다”며 “신약의 국내가격 결정 기준을 해외에서 판매되는 약의 실거래가로 변경해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국내 약값의 거품이 심한 이유로 신약 가격 협상의 기준이 되는 평균 가격의 산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정부가 A7(신약개발 가능 7개국) 국가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신약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40% 가량이 7개국 중 1개국의 가격만 기준으로 하는 등 가격 비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각 나라의 기준이 되는 약가(藥價) 역시 현지 실제 판매가보다 훨씬 비싸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한국이 참고하는 미국의 기준 가격은 제약회사가 제시하는 가격을 바탕으로 한 가이드북인 `레드북’(Red Book)의 가격으로, 도매 구입가인 FSS나 Big4의 가격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단체는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 입법예고안에서의 가격평가도 같은 방식으로 지나치게 높게 제시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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