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양보는 할지 모르나 국민을 속이진 않을 것”
”중요사항 양보할 때는 내용 공개하겠다”
2006-08-17 오후 5:10:05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 협상에서 중요한 사항을 양보할 때는 그 내용과 이유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장관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FTA 의약품-의료기기 협상을 나흘 앞두고, 보건복지부 사이트에 개설된 ‘유시민 장관의 상생정책’이라는 블로그에 ‘약가제도 변경- 보건복지부는 국민을 속이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한미 FTA와 관련해 “상대가 있는 협상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우리 좋은 대로만 할 수는 없을 것이고 때로는 미국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무언가를 양보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국민을 속이면서 협상하지는 않겠으며 국민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을 양보할 때는 그 내용과 아울러 그렇게 한 이유까지도 숨김없이 말씀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장관은 그러나 21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미 간 의약품-의료기기 협상에 임하는 보건복지부의 입장과 준비상태 등에 대해서는 물론 ‘중요한 사항을 양보’할 경우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유 장관은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중요한 요소인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여전히 강력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선진국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제도이고 미국 역시 민간 보험사들이 제약회사와 협상하여 보험급여 대상 의약품의 가격을 정하는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현실을 본다면, 이 제도가 미국 제약사를 차별하고 우리 국민의 신약에 대한 접근권을 제한한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은 이론적 실증적 근거가 박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또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두 번씩이나 나를 만나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어떤 기자들은 압력이 시작되었다고 보도했지만 나는 어떤 압력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미국 대사가 장관을 만나 미국 정부의 견해를 말했다고 해서 그것을 우리 장관이 압력으로 느껴야만 하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주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