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골때리는군요..
[프레시안]
농림부 “美쇠고기 불안하면, 안 먹으면 될 것 아닌가”
[현장] 국회 토론회에서 정부측 인사들이 한 말들
2006-09-05 오후 12:00:47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과정을 둘러싼 정부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이 주최한 4일 토론회는 오후 3시에 시작돼 네 시간이 넘도록 계속됐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해 온 거짓말들이 일부 밝혀졌다. 2004년 쌀 협상을 위해 허상만 당시 농림부 장관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던 장기윤 사무관은 “2004년 12월 17일 미국에서 쌀 협상 최종 타결을 위한 한미 농림부 장관 회담에서 허 장관은 ‘광우병 한미 전문가 협의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시인했다.
그동안 정부는 “2004년 쌀 협상 과정에서 쇠고기에 관한 내용은 전혀 협의되지 않았다”고 말해 왔다. 장 사무관의 이번 증언은 2004년 쌀 협상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가 거래되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2005년 2월부터 허 전 장관이 약속한 ‘한미 광우병 전문가 회의’가 개최돼 미국산 쇠고기 재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이밖에 농림부 가축방역협의회에 참가하는 건국대학교 이중복 교수(수의학과)는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으면 될 것 아니냐”고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학자로서는 30개월 이하가 절대로 안전하다고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고 언급한 뒤였다.
<프레시안>은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 측 인사들이 한 말 중 일부를 가감없이 소개한다. 정부 측 인사의 발언이 어떤 문답 또는 토론의 맥락에서 나왔는지 알기 쉽게 하기 위해 문제의 발언에 바로 앞서 있었던 다른 인사의 발언을 간략히 정리해 넣었다. 이날 오고 간 말은 강기갑 의원실에서 모두 녹음했다.
”왜 자료공개 안 하나” 질문에 “홈페이지가 다운될 것을 우려했다” 답변
- 일본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위해서 공청회를 10회나 개최했다. 또 관련 회의의 모든 회의록을 정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농림부 가축방역과 김창섭 과장 : 홈페이지에 공개할 경우 (사람들이 몰려와) 다운되는 것을 우려했다. 공청회를 제대로 개최한 적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 왜 5월에 현지 쇠고기 수출작업장을 조사한 후 7개의 부적합 작업장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나?
김창섭 과장 : 작업장들이 이미 일본으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업체 소속인 것을 고려했다. (우리가 부적합 작업장 명단을 공개하면) 피해를 보는 업체들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일본 정부는 부적합 작업장 명단을 다 공개했다.
김창섭 과장 : 그런 일이 있었나? 확인해 보겠다.
- 왜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 왔나?
김창섭 과장 : 회의록 작성이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하기는 했다. 강기갑 의원실의 자료제출 요구에 왜 ‘없다’고 했는지는 돌아가서 확인해 보겠다. 회의록은 수입재개가 공식 승인된 후 공개할 예정이다.
”정말로 안전한가”에는 “안전하지 않다. 안 먹으면 될 것 아닌가”
- 30개월 이하에서도 광우병이 발견되고 있다. 일본은 20개월 미만인데 왜 30개월 미만으로 했나?
이중복 교수 : 21개월도 선택 가능했다. 그러나 일본이 먼저 수입을 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기준이 같으면 21개월 이하 물량이 달려서 가격만 올라갈 수 있다.
- 한국이 수입하는 30개월 이하가 정말 안전하다고 생각하나?
이중복 교수 : 학자로서 30개월 이하가 절대로 안전하다고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 그러나 국제기준도 있고 지금까지 큰 문제도 없었다.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30개월 미만으로 한 것이다.
결국 최종결정은 소비자의 가치판단에 맡겨야 한다.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으면 되지 않은가? 절대 안전하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 결국 소비자의 가치판단에 맡겨야 한다.
강양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