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미화요원만 살처분 투입” 논란
[뉴시스 2006-11-29 17:27]
전북도와 익산시가 고병원성 AI와 관련된 살처분 작업에 담당 공무원은 배제하고, 미화요원을 대거 투입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전북도는 29일 익산 함열과 황등 지역에 대한 살처분 작업장에 공무원과 (주)하림 직원, 인력공사인부 등 총 97명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1차 발생지역인 함열에는 민간인 20명과 하림직원 20명, 공무원 4명 등 총 44명, 2차 발생지역인 황등에는 미화요원 49명과 공무원 4명 등 총 53명이 투입돼 모두 97명이 살처분·매몰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도의 이 같은 발표는 취재 결과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이 실제 투입에 앞서 살처분 교육이 이뤄진 익산시 보건소에 대해 취재를 실시한 결과, 이날 살처분 작업에 투입된 인원 중 미화요원을 제외한 공무원은 단 1명도 없었다.
익산시 보건소에 따르면 함열지역에는 인력공사인력 20명과 오후에 하림직원 14명이 추가로 교육을 받고 투입돼 모두 34명이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황등지역에 투입된 공무원은 1명도 없으며, 미화요원만 51명만이 작업을 실시해 전체적으로 이날 투입인력은 총 85명이다.
결과적으로 관계 당국이 “일당을 지급하고 구한 인력공사인부와 미화요원만 투입하고 공무원은 없다”고 발표할 경우, 비난을 받을 것이 염려되자 허위 발표를 한 샘이 된 것.
이와 함께 관계 당국은 살처분에 필요한 인력 수급이 어려워자 인력공사인부 외에 미화요원을 대거 투입해 비난을 받고 있다.
이날 행정직 공무원이 단 1명도 투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살처분 작업을 벌인 미화요원은 총 51명으로 전체 투입 인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군부대에서 규정상의 이유로 병력 투입을 하지 못하고 있고, 공무원도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 부득이 미화요원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료 직원들이 살처분 작업에 투입되는 것을 지켜본 미화요원은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익산시 미화요원 A모씨는 “사람은 똑 같은데 본인들은 위험하다고 안들어가면서 힘없는 우리들만 들어가라는 것이 말이 되냐”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미화요원은 “살처분 지역이 확대된다고 하던데 나중에 인력이 더 필요하면 결국 다른 미화요원들도 투입될 것이 뻔하다”며 “저런 사람들이 병원균 확산 차단에 나서고 있으니 다른 곳에서 AI가 발병하는 것”이라며 맹비난을 가했다.
한편 농림부는 이날 고병원성 AI가 추가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살처분 지역을 500m에서 3km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여, 작업에 필요한 인력은 앞으로 크게 부족해질 전망이다.
살처분 지역을 3km까지 확대하면 총 70만수의 가금류가 매몰 대상이 된다.
권철암기자 cheo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