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윤장호 병장 사망, ‘점령’과 ‘파병’이 불러온 비극

윤장호 병장 사망, ‘점령’과 ‘파병’이 불러온 비극  
  [기고] 노무현 정부의 파병 정책이 일차적인 책임  

  2007-02-28 오전 12:50:18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고 윤장호 병장을 애도하고 북받치는 분노와 안타까움을 삼키며 자판을 두드린다.
  
  2003년 11월 이라크에서 오무전기 노동자 김만수, 곽경해 씨가 사망했을 때, 그리고 2004년 6월 김선일 씨가 죽었을 때와 같은 심정이다.
  
고인을 포함해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시작된 이후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에서 점령에 동원된 젊은이 5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이라크에서는 3400명이 넘는 ‘연합군’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모두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의 희생자다.
  
  이라크에서 아들 케이시 시핸을 잃은 반전 엄마 신디 시핸은 지난 1월 방한시 한 강연회에서 “내 아들을 쏜 이라크 군인이 미국을 용서해 주길 바란다. 누구든 조국이 침략 당했을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쏠 권리가 있다. 진짜 살인자는 백악관과 국회에서 일하고 있는 자들이다”라고 말했다.

  
▲ 아프가니스탄 폭탄 테러로 숨진 윤장호 병장.

  무엇이 윤장호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 이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석유와 패권을 위해 시작한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말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은 바로 그 첫 무대였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7년 동안 점령 상태에 놓여 있다.
  
  왜 연합군 젊은이들이 아프가니스탄 저항의 표적이 돼야 했는가? 이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점령 7년 동안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말해야 한다.
  
  전쟁으로 1만 명이 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죽었고, 650만 명이 굶주림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으며, 탈레반 정부로부터 ‘해방’됐다는 아프가니스탄에는 “민주주의도 없고, 여성의 권리도 없다.”(아프가니스탄 최연소 여성 의원인 말라라이 조야의 영국 <가디언> 인터뷰)
  
  왜 윤장호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폭탄 공격의 그 현장에서 죽어야 했는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주요 전쟁 설계자이며 이라크인, 아프가니스탄인들과 연합군 병사들의 죽음을 대가로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있는 전쟁 폭리 기업 핼리 버튼의 전 총수 딕 체니 부통령의 바그람 기지 방문이 원인이었다.
  
  여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우리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온 국민의 반대를 무시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군대를 보낸 노무현 정부의 파병에 대해 말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점령을 도우면서도, 전투병이 아닌 공병·의무병이라 안전하다고 파병의 이유를 정당화해 온 노무현 정부의 거짓과 위선에 대해 말해야 한다. 윤장호 죽음의 직접적인 책임은 바로 노무현 정부의 파병 정책에 있는 것이다.

  
▲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로 한국군 윤장호 병장이 사망한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자택에서 윤병장의 부모가 취재진에게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 이 시간에도 부시와 블레어 영국 총리의 군대가 이라크인을 학살하고 있다. 부시와 나토(NATO)의 군대가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학살하고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한국 젊은이들을 패권의 제물로 주둔시키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 수행하고 있는 점령과 학살이 끝나지 않는 한, 노무현 정부가 이라크의 자이툰 부대와 아프가니스탄의 동의ㆍ다산 부대를 철수시키지 않는 한 ‘또 다른 윤장호’가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우리는 요구했고, 여전히 그렇고, 앞으로도 요구할 것이다. “점령을 중단하라, 자이툰 부대와 동의ㆍ다산 부대를 즉각 철군시키라”고.  

  김광일/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