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美 “섬유분야 상당한 진전”(종합2보)
[연합뉴스 2007-03-09 17:36]
노동분과 완전타결 무산..8차이후로
농산물.자동차 가시적 성과 없어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김종수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8차 협상 이틀째인 9일 양국 협상단은 농산물과 자동차 시장개방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전날 경쟁 분야에 이어 완전 합의가 유력시됐던 노동분과는 이번 협상 기간 타결이 무산됐으나 섬유 분야는 진척이 있었다.
양측은 이날 농업, 자동차, 의약품, 정부조달을 비롯해 상품, 섬유, 통관.원산지, 기술장벽(TBT), 투자, 서비스, 금융서비스, 통신, 지적재산권 등 총 13개 분과회의를 열었다.
이와 별도로 노동 분과는 한미 양국간 화상회의를 통해 공중의견제출제(PC) 등 남은 쟁점을 논의했다.
공중의견제출제의 구체적인 도입 방식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8차이후 추가적인 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노동분과는 이번 협상 기간 완전 타결이 어렵게 됐다”며 “미국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추가적인 요구를 제기할지 여부도 계속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업의 경우 농림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과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이 각각 수석대표를 맡아 지난 5∼6일 미국에서 연 농업 분야 고위급 회의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쌀, 쇠고기, 오렌지 등 민감 품목의 관세 개방안과 농산물 특별세이프가드(SSG)를 비롯한 개방 완충 장치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미국은 여전히 쌀까지 포함해 모든 농산물을 예외없이 개방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날 아침 하얏트호텔에서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를 면담하고 “감귤을 쌀처럼 개방 예외 품목으로 관철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오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도 하얏트호텔을 방문,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를 만나 미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요구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양보를 촉구했다.
아울러 양측은 수석대표와 분과장만 참여하는 ’2+2′ 회의를 수시로 열고 자동차 등 핵심 쟁점 타결 방향을 논의했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의회의 강경한 입장을 전달받은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가 전날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가 최우선 순위”라고 선언하면서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측의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개편과 미국의 자동차 관세 조기 철폐 문제는 맞물려 돌아간다”며 “미국이 이번에 자동차 관세 양허안을 제시하더라도 자동차 문제는 결국 8차 협상이후까지 남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분야는 지난 7차 협상에 이어 김영학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 본부장과 퀴젠베리 미 무역대표부(USTR) 수석 협상관이 만나 중국산 섬유제품의 우회수출 방지안과 섬유 세이프가드, 미국의 관세 양허안 등에 대해 절충을 벌여 일부 진척을 봤다. 오전 협상이 끝난 뒤 퀴젠베리 수석협상관은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논의해야 할 많은 중요한 이슈가 남아있다”고 말해 아직은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했다.
의약품은 일단 상호 협의기구인 의약품 위원회 설치에 합의하는 등 의견차를 많이 좁힌 상태이지만 신약의 최저 약가 보장 등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컸다.
다만, 반덤핑 절차 개선에서 우리가 5가지 요구중 ‘비합산’을 뺄 수도 있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이면서 ‘눈높이 낮추기’를 통해 이와 맞물려 있는 의약품 분야도 협상의 급진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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