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한-미, FTA 협상시한 연장 ‘기싸움’
미국 “내달2일까지”제안…청와대 “예정대로”
송창석 기자
[단독]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시한을 하루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3월31일 오전 7시를 마감으로 긴박하게 진행되던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FTA)의 최종협상 마감시각이 미국쪽 제의로 하루 연장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미국쪽 제의가 받아들여지면 토·일요일이 낌에 따라 사흘이 연장돼 4월2일이 사실상 협상 시한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협상을 예정대로 31일 새벽 끝낸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이러한 미국쪽 제안에 대해 30일 오후 김정섭 부대변인이 기자들을 만나 “협상시한 연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늘 오후 4시 대외경제자문회의도 예정대로 열린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의 내용뿐만 아니라 협상시한 연장을 놓고 한-미간 기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쪽 협상단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미 의회의 사정 때문”
한-미 에프티에이 장관급 협상 마지막날로 예상됐던 30일 한국쪽 협상단의 핵심 관계자는 “협상 내용 때문이 아니고 다른 문제로 협상이 하루 연장되는 분위기”라면서 “결국 휴일이 겹쳐서 4월2일이 협상 시한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미 의회의 사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쪽 협상단은 애초 한미자유무역협정 협상시한이 4월1일(미국 시각)이었는데 4월1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3월31일로 결정되었고, 그런데 31일도 휴무일(토요일)이어서 다시 3월30일(한국 시각 31일 새벽7시)로 앞당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미 의회에서 일요일에도 부시 대통령의 통보를 받아주겠다고 해서 다시 4월1일(한국시각 4월2일 새벽 7시)로 연장되었다고 협상단은 설명했다.
청와대 부대변인 “협상시한 연장 없다”
한편 김정섭 청와대 부대변인은 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시한이 연장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협상시한 연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오늘 오후 4시 대외경제자문회의도 예정대로 열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는 미국쪽으로부터 협상 연장 제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미 하원 무역소위 위원장 “시한 융통성 발휘할 수도”
AP통신은 지난 28일 미 하원 무역소위원회의 샌더 레빈 위원장은 의회가 백악관에 부여해온 무역협상 ‘신속처리권’과 관련해 미국의 대외 자유무역협정(FTA)이 30일(현지시각)까지 마무리돼야 하는 점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통상 정책에 관한 광범위한 합의가 민주-공화당간에 이뤄질 경우 FTA 협정들이 이에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스테니 호이어 의원도 30일의 시한과 관련해 “일부 융통성이 적용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겨레> 송창석 기자, 온라인뉴스팀 number3@hani.co.kr
기사등록 : 2007-03-30 오후 03:16:53 기사수정 : 2007-03-30 오후 0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