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2006년도 산재사망 기업별 현황, 대형 건설사 공사현장 산재사망 심각

[2006년도 산재사망 기업별 현황]대형 건설사 공사현장 산재사망 심각
제조업 분야 현대중공업 단골 … “원청업체 관리책임 의무실종”

2007-04-26 오후 2:54:49 게재

대형 건설회사 공사현장에서 일어나는 산재사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공사현장에서 추락사한 경우여서 건설사의 안전관리조치가 미흡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형건설사는 하청업체나 개별 노동자한테 책임을 떠넘기면서 원청업체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업 사망이 전체의 40% = 노동사회단체인 ‘노동건강연대’가 노동부 산재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건설사 공사현장 사망사고가 많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월 영흥화력 3·4호기 건설현장서 3명의 노동자가 떨어져 죽는 등 10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이밖에도 대형 건설사가 벌이는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가 사망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단일 사망사고로 가장 큰 것은 지난해 3월 발생한 에이스건설의 영등포 ‘에이스하이테크시티’ 신축공사에서 4명의 작업인부가 사망한 사건이다.
노동건강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산재사망사고 가운데 41%인 542명이 건설현장에서 일어났다.

◆조선소 산재사망 심각 = 건설현장을 제외한 일반 제조업에서는 조선소에서 발생한 사고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6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작업중 추락사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05년도에도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해 제조업으로는 산재사망 다발 사업장으로 2년 연속 포함됐다.
삼성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3명의 노동자가 작업중 사망했다. 제조업 산재사고도 대부분 하청업체에서 일어난 사건이 많았지만 원청업체는 가벼운 벌금으로 책임을 면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서치경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은 “원청회사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관행화된 하도급과 공기단축 욕심 등이 노동자의 인명을 경시하는 풍조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최고 산재왕국 =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노동기구(ILO)는 4월 28일을 ‘세계산재사망 노동자추모의 날’로 정하고 매년 이들을 추모하고 있다.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2454명이다. 매일 7명꼴로 산재사망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그나마 이러한 통계도 산재보험을 받은 사망자만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산재에 의한 사망자는 훨씬 많다는 것이 노동계 주장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활동인구 10만명 가운데 15.7명이 산재로 사망하고 있다. 이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많은 것이다.
한편 노동건강연대와 노동전문지 ‘매일노동뉴스’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사망재해 최악의 기업발표 및 최악의 기업상 수여식’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행사에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작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