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前장관 ‘거꾸로 가는 구강보건상’ 수상?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치아의 날’에 전례가 없는 특별상을 수상(?)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의료관련 시민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회)는 9일 제62회 ‘치아의 날’을 맞아 ‘거꾸로 가는 구강보건상’을 신설해 향후 유일무이할 것으로 전망되는 첫 수상자로 유시민 전 장관을 선정했다. 건치회는 그동안 수돗물불소화 추진, 장애인·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진료사업, 남북구강보건협력사업 등을 벌여온 단체다.
건치회는 유 전 장관에 대해 “장관 재직동안 의료급여법을 개악하는 등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후퇴시켰다”며 “특히 구강보건팀을 해체해 국민 구강건강을 위기에 빠뜨렸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건치회는 또 “의료법 개악을 주도함으로써 국민들의 건강을 시장판으로 내모는 등 총체적으로 보건복지를 후퇴시켰다”고 비판하고 “이렇듯 재직 기간 국민건강과 구강건강이 거꾸로 하락하게 만들었기에 이 상을 수여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건치회는 조직개편 논의당시 주무부서 국장이었던 최희주 건강정책관에 대해서도 ‘책임방기 복지부동상’을 수여하고 “효과적인 구강보건정책을 수행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팀의 해체를 방기하고 유시민 전 장관의 독단적 결정에 복지부동으로 일관했다”고 수상이유를 밝혔다.
이런 수상이 이뤄진 것은 복지부가 1997년 부터 운영해 온 구강보건팀을 지난 5월 해체한 후 관련 업무를 공중위생팀과 통합한 생활위생팀으로 넘겼기 때문이다.
구강보건팀 해체를 반대해 온 치과협회 등은 그동안 복지부와 공동으로 추진해왔던 사업을 중단해 저소득층 노인 무료틀니 제공사업과 초등학생 치아 홈메우기 사업 등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구강보건팀 해체가 의료계의 의료법 개정 반대 투쟁에 치의료계가 나선 것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한편, 건치회는 “수상자들이 모두 시상과 면담을 거부해 우편으로 상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디어칸 손봉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