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어렵게 지켜온 회사인데” 뉴코아 노조 눈물의 삭발식
[강남 뉴코아] 의료진 건강검진, 방광염 환자 유독 많아
차성은 기자
휴일인 15일 파업 23일째 농성 8일째를 맞은 뉴코아 노조 조합원들은 뉴코아 강남점 킴스클럽에서 삭발식을 갖고 다시 한번 결의를 다졌다.
이날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조합원들이 흘린 눈물로 매장 안은 눈물바다가 됐다.
뉴코아 강남지부 지부장은 “다른 지부 다 물러나도 우리 강남지부는 결코 물러날 수 없다”며 농성대오가 다소 줄어든 것에 가슴 아파하며 결의를 다졌다.
△15일 삭발을 한 뉴코아 노조 김인식 일산 지부장(오른쪽)과 김인식 지부장의 삭발하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여성 조합원들 ⓒ민중의소리
이날 삭발을 한 뉴코아 노조 김인식 일산 지부장은 “지금 내 모습이 어떨까 궁금하다”면서 “아들과 딸이 지금 제 모습을 보면 ‘아빠 멋있다’고 해 줄 것”이라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 다시 뉴코아로 돌아왔다는 김인식 지부장은 “제가 좋아하는 가족 같고 사랑하는 선배와 동료들이 이곳에 있어 다시 돌아왔다”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동지애를 나타냈다. 또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힘들지 않다”며 오히려 자신의 삭발을 보며 눈물을 흘린 동지들을 위로했다.
그는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지켜온 회사인데 회사는 어렵다는 핑계를 대고 우리를 내쫒고 있다”고 말하고 “회사는 대화에 나서 협상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지부장은 “회사는 지금 우리 싸움을 불순세력이 조정하고 있다고 음해하고 있는데, 이 싸움이 우리의 싸움이 아니면 누구의 싸움이라는 것이냐”며 회사를 비판했다.
삭발을 지켜 본 뉴코아 노조 정영기 문화부장은 “가슴이 많이 아프지만 오늘 이 모습을 차곡차곡 담아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투쟁해 승리하자”며 노조원들을 격려했다.
권 의원, “노무현 대통령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해야”
이날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민주노총 지도부, 의료진들이 농성장을 찾았다.
권영길 의원은 “비정규직이라는 말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며 비정규직.정규직 구별 없는 나라를 만들 때까지 우리는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노동당은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함께 투쟁하기 위해 여기에 서있다”며 연대투쟁 의사를 밝혔다.
△뉴코아 노조 농성장을 찾은 이상무 민주노총 경기본부장(왼쪽),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가운데), 우석균 의사(오른쪽) ⓒ민중의소리
권 의원은 특히 이랜드 사태에 대해 “이랜드 박성수 회장에 앞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1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은 비정규법이 비정규직을 위하고 보호하는 것이라 했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눈과 귀가 있다면 지금의 상황을 알고 있을 것이고, 알면서 침묵하는 게 더 나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이 법을 만들었으니 이들이 해결해야 된다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나서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뉴코아-이랜드 매장 노동자들 방광염 환자 많아
전문가들 “평상시 일하면서 화장실 제대로 못가 생긴 병”
“박성수 회장은 예수를 말하기 전에 노동자에게 오줌 눌 권리부터 줘야한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소속 의료진 30여 명은 홈에버 상암점에 이어 뉴코아 강남점 농성장에 찾아와 진찰을 하고 의약품을 나눠주는 등 농성중인 조합원 모두를 3시간 동안 진료했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의사)은 홈에버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이곳 뉴코아 노동자들도 대부분 방광염, 위염, 근골격질환을 앓고 있다고 진찰결과를 설명했다.
△농성중인 뉴코아 조합원들이 진찰을 받고 있다 ⓒ민중의소리
그는 이들 질환에 대해 “농성을 해서 생긴 질병이 아니라 매장에서 계산원을 하며 하루 종일 서서 쉬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서 생긴 질병”이라며 “어떻게 이렇게 일을 시킬 수 있느냐”며 이랜드 측에 분통을 터뜨렸다.
우석균 의사는 방광염은 화장실에 오랫동안 가지 못해 생긴 것이라며 “박성수 회장은 예수를 말하기 전에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오줌 눌 권리부터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이상윤 사무국장(의사)는 진찰결과 “여성들은 생리불순, 방광염, 신장염에 걸린 분들이 꽤 많다”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 쪽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농성장 밖에서는 농성장에 들어가지 못한 뉴코아 조합원과 연대단체 회원 300여 명이 붉은 장미꽃을 경찰버스에 꽂거나 전의경들에게 나눠주며 경찰측에 평화시위 보장과 중립적 활동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