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단열재 제조업체, 한국에 석면 공해 수출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 일본의 단열재 제조업체인 니치아스가 1971년 한국 부산에 설립한 석면공장 주변에서 석면암인 중피종(中皮腫)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이 회사가 공해물질을 수출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공장 주변 지역의 발병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10배에 달하고 있다는 부산대 의대 강동욱 교수의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중피종의 잠복기간이 30-50년으로 길다는 점을 감안, 앞으로 피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공장에서는 석면 가운데서도 독성이 가장 강한 청석면을 사용했으며, 공장의 설립이 일본 국내에서 청석면의 사용을 중지한 시기와 거의 일치하고 있어 니치아스가 “공해를 수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요코하마(橫浜)에서 개최되는 국제석면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니치아스는 1971년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기술과 자본 협력으로 부산 현지에서 합작회사인 ‘제일아스베스트’를 설립, 단열재인 석면포를 생산했다.
니치아스는 비슷한 시기에 일본 국내 4개 공장에서 석면 사용을 중단했다. 일본에서는 1971년 ‘특정화학물질 등 장해예방규칙’이 시행됐으며, 석면 분진에 대한 배기장치의 기준이 제정됐다.
니치아스는 마이니치신문에 대해 “자세한 경위와 중피종에 관해 지금 단계에서는 뭐라고 말할 재료가 없다”고 밝혔다.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