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신문미국 의사 59% “우린 전국민 건강보험 원해”

미국 의사 59% “우린 전국민 건강보험 원해”  
미국 내과학연보 최신호 게재…점진적 개혁 찬성도 55%에 달해

2008년 04월 07일 (월)  이현정 기자  jinro97@gunchinews.com  

대한의사협회 등 우리나라 의료계 일각에서 ‘당연지정제 폐지’와 ‘민영의료보험 활성화’ 등 미국식 건강보험제도를 적극 도입하자는 주장이 한창인 가운데, 오히려 미국의 의사들은 한국 의료제도처럼 전국민 건강보험이 실시되길 원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 의대 애런캐롤 박사와 로날드 에크만 박사는  2193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59%가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월 1일 발행된 ‘미국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를 통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도입을 찬성한 59% 가운데 28%가 ‘매우(strongly) 지지’를, 31%가 ‘대체로(generally) 지지’라고 응답한 반면, ‘반대한다’고 응답한 이는 32%. ‘중립’은 9%에 불과했다.

또한 “보다 점진적인 개혁을 통해 전국민 건강보험의 포괄적 적용을 달성하려는 노력을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5%가 ‘지지한다’고 응답해 역시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지지 응답자 가운데 14%는 ‘매우 지지’ 의사를, 41%는 ‘대체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 질문에서 중립이라고 답한 이는 21%, 점진적 개혁에 반대한 이는 25%로 나타났다. 반대 응답자 중 14%는 ‘매우 반대’를, 10%는 ‘대체로 반대’라고 응답했다.

에크만 박사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14%의 의사들은 전국민 건강보험 도입은 반대하지만 점진적인 개혁에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면서 “외과분과 전문의 등 임상 술기를 주로 담당하는 전문 분과 의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미국 의사들은 전국민 건강보험 도입을 위한 정부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과목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정신과 의사가 83%로 전국민 의료보험제도 도입에 관한 지지율이 가장 높았으며, 뒤를 이어 소아과(71%), 응급의학과(69%), 내과(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2002년에도 미국 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바 있는 이번 설문조사는 당시 49%로 나타난 지지율과 비교할 때 10% 증가한 수치로, 지난 5년간 미국 내에서 현재 의료보험제도의 변화 요구가 상당히 성숙해 왔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한편 이미 미국에서는 작년 12월 12만명의 의사들이 속해있는 미국대학의사협회(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에서 단일화된 국가 의료보험제도 지지를 선언한 바 있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전국민 공공의료보험 도입’이 최대 화두로 던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