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스프라이셀’ 약값, 환자들 “산정기준 밝혀라”
[메디컬투데이 권선미 기자] 백혈병 내성 치료제인 BMS의 ‘스프라이셀’의 약가 협상이 또다시 결렬됐다.
지난달 14일 1차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이어 11일 회의 역시 환자단체와 시민사회단체의 방해로 회의 자체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다.
당초 보건복지가족부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염리동 건강보험공단에서 2차 약제급여조정위원회를 열어 스프라이셀의 약가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백혈병환우회 등 환자단체와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스프라이셀 약가 산정기준 공개’, ‘환자단체 조정위 참여’ 등을 요구하며 회의장에 진입, 회의 자체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들 단체들은 회의장에서 1시간 이상 농성을 진행하며 조정위측을 상대로 1차 조정위에서 약속한 환자단체를 대상으로 한 사전 의견청취 문제와 스프라이셀의 약값 산정기준 등에 대해 질의했다.
이와 관련 이성환 조정위원장은 “약제급여조정위원회 자체가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준이 나와 있지 않다”라며 “조정위원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들은 “아직까지 약가 산정에 대한 기준조차 마련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환자단체들이 조정위를 신뢰할 수 있겠냐”라며 “환자단체들도 조정위에 포함돼 동등한 입장에서 회의에 참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2차 조정위는 결국 격렬한 항의 농성으로 회의 자체가 개회되지 못하고 지난번 1차 조정위에 이어 환자단체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이와 관련 한 조정위 관계자는 “환자단체의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조정위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듯 회의자체를 무산시키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의견전달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환자단체들은 “정부는 BMS와의 협상부터 시작해서 현재 조정위원회까지 어떤 확실한 기준이나 대안도 없이 제약회사의 요구에 끌려다니는 행태를 계속해 왔다”며 “이 사안은 단지 스프라이셀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약제비적정화방안제도 하에서 이후 계속 출시될 신약들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백혈병약 스프라이셀의 향후 행방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조정위는 아직 다음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조정위에서 한국BMS측은 스프라이셀의 약가를 1정당 최고 6만9350원, 최저 6만2000원을 협상가로 제시한 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최고 5만5000원, 최저 5만1000원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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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 권선미 기자 (sun300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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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수정일 : 2008-04-11 16:3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