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수입 풀지 않으면 FTA인준 힘들것” WSJ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조치가 해제되지 않으면 한미 FTA 합의안이 인준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WSJ는 11일( 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나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협의하겠지만 (그것이 가져올) 정치적인 부담 때문에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저널은 이 대통령이 그 대신 부시 대통령에게 미국이 과거처럼 ‘정치적 힘’을 발휘하는데 관심을 가져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원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맥스 바커스 재무위원회 의장은 한때 미국산 쇠고기의 3대 수입국이었던 한국이 규제조치를 해제하지 않는 한 합의안을 처리 할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FTA는 미국-콜럼비아간 합의안이 10일 민주당이 중심이 된 하원에서 저지됐으며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등 민주당의 대선주자들도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한마디로 저널의 이날 기사는 한미 FTA가 통과되기 위해선 쇠고기 수입문제가 가장 큰 선결 과제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98년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내역에 따르면 한국은 98년 5만여톤 수입에서 이듬해 10만톤, 2000년에는 15만톤, 2003년에는 25만톤에 이르는 등 급격히 증가하다가 광우병 파동이 벌어진 2004년 이후 3년 간 전면 중단됐다.
저널은 한미 간 오랜 마찰을 빚어 온 쇠고기 수입문제가 이 대통령 방미의 중요성을 약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월 합의된 FTA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대선공약인 경제개방정책을 조기에 입안하는 기회를 잃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이 대통령이 미 의회의 압력으로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일방적인 양보를 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다면 전체적인 그림이 바뀔 수 있다”는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의 말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저널은 2002년 반미감정의 물결속에 당선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대북정책에 대해 충돌하는 등 다소 긴장된 관계를 유지했다면서 이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관계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널은 “노 대통령이 집권한 5년 간 한국과 미국은 FTA 타결은 물론, 몇 가지 복잡한 군사적 합의와 한국군의 이라크, 아프간 파병,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끔 유도하는 등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많은 일을 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새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이 ‘과거에 일어난 견해차와 문제’를 해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이는 등 다소 냉소적인 느낌을 주었다.
저널은 한국은 2003년 말 워싱턴주의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던 나라 중 아직도 문호를 걸어 잠근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면서 2006년 말 이후 뼈 없는 쇠고기에 한해 수입을 재개했지만 미국의 전체 쇠고기 수출량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2008.04.12 (토) 오후 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