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5월 국회 열어 FTA 법안 처리해달라”, 이 대통령 미·일 순방 앞두고 회견

“5월 국회 열어 FTA 법안 처리해달라”
이 대통령 미·일 순방 앞두고 회견
“총선 민의, 통합정치·경제살리기 매진 명령”
“복잡한 정치는 당에서” 복당문제 거리 둬
“북 도발적 언동 원칙 갖고 의연하게 대처”
한겨레         황준범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미국 일본 순방 계획과 총선 뒤 국정운영 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더 좌고우면하지 말고 국민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펴면서 경제 살리기와 민생 챙기기에 매진하라는 준엄한 명령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일 순방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4·9 총선 결과를 이렇게 규정한 뒤, “이제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서민 경제가 살아나도록 하는 일에 속도를 내겠다”며 “이를 위해 국회가 5월 중에 임시국회를 열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임시국회와 관련해 “이미 여야간에 처리하기로 합의된 법안은 18대 국회의 개원까지 기다릴 것 없이 17대 국회 임기 중에 마무리돼야 한다”며,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법안을 처리해서 미국 의회로 하여금 서둘러 자유무역협정 비준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안건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기업규제 완화 법안 △미성년자 피해방지처벌법(혜진·예슬법) △식품안전기본법 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친박근혜’ 총선 당선자들의 한나라당 복당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친박’은 있을지 몰라도 ‘친이’는 없다. 그런 복잡한 정치는 당에서 하는 것”이라며 “나는 누가 어떻게 되고 하는 국내의 사소한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내 경쟁자는 외국의 지도자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상황에 대해 “실제 경제 현장보다도 앞질러 내수가 위축되면 안 된다”며 “작년에 초과 세수가 걷힌 것을 예산으로 쓸 수 있도록 국회와 상의해서 내수를 촉진시키는 데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을 3년 안에 민영화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지난 10년간의 기존 틀이 새로이 정립되는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다”며 “최근에 있었던 북한의 도발적인 언동들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그러한 관점에서 원칙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핵문제 등 북한과 관련된 정책은 이전보다 더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관계를 통해 풀어갈 것”이라며 “북한이 남쪽을 봉쇄하고 미국과 바로 통하겠다는 전략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북한 주민의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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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2008-04-13 오후 07:24:41 기사수정 : 2008-04-14 오전 01:0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