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팜 네티즌패트롤]
약국법인 첫발이 중요하다_리병도
18일 유일호 한나라당 의원이 약사만의 상법상 합명회사 형태의 약국법인 도입방안을 담은 약사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법안을 보면 약국법인 형태는 상법상 합명회사 규정을 준용키로 했는데 이는 영리법인을 도입하겠다는 이야기다.
비록 이 법안이 약국법인은 1곳의 약국만 운영할 수 있게 해 1약사 1약국 원칙이 약국법인에도 이어지게 하고 약국법인은 의약품, 의약외품, 의료용구 제조업이나 의약품도매업애 종사할 수 없도록 해 대자본의 약국법인 참여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도 마련됐다고 하지만, 대자본이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한약사회는 약사만의 법인이라는 전제조건이 유지되면 영리든 비영리든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오산이다. 첫 출발이 첫 발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나하나 양보하다가는 기존 약국들이 설 자리가 없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주위에서 비일비재하게 보고 있다. 법은 야금야금 바뀌게 마련이다. 송도경제자유구역법에서 외국인학교는 처음 내국인 비율을 1/3 이하로 했다가 지금은 반 이상으로 고쳤다. 외국인 자본 참여 비율도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살금살금 올렸다.
지금은 약국법인이 한 약국만 한다지만, 언제 여러개 하는 것으로 바꿀지 모른다. 논의 단계에서도 이미 약사 수 만큼은 약국을 해야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이 건으로 헌법소원을 할 수 있고 그러면 또 법을 바꾸어야 한다.
건약 등이 비영리법인을 주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어떤 형태든 영리법인으로 해 놓으면 영리법인 생리상 더더 뻗어나가게 된다. 이윤율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는 대자본들이 가만 나둘 리가 없다. 오죽하면 대기업들이 동네슈퍼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겠는가?
우리 동네에는 20평짜리 홈플러스가 들어 와 동네 슈퍼들이 다 망할 지경이다. 몇 년전만 해도 남자들은 동네 이발소를 이용했다. 그러나 체인형태의 00클럽 등이 생기면서 동네이발소들은 그야말로 씨가 말랐다.
전형적인 중소도시인 춘천에 이마트가 생기자 춘천의 옷가게나 동네 슈퍼 빵집 등 작은 가게들은 살아 남기가 힘들어 졌다. 주위 상권이 죽으니 약국도 안된다는 하소연을 이마트가 생긴지 반년도 안돼 듣게된다.
100명이 사는 나라에 한 명만 잘 살고 99명은 굶어 죽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그 한 명에게도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더불어 살려면 집중보다는 분산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이제 전세계는 세계화를 뒤돌아보고 반성하고 있다. 세계화보다는 지역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약국가도 마찬가지이다. 몇몇 대자본에게 우리가 알아서 약국시장을 통채로 갖다 바칠 필요는 없다. 중소기업이나 지역의 작은 상권들이 살아야 궁극적으로는 그 나라의 경제도 사회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대약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기사 입력시간 : 2008-11-24 06: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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