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글리벡, 대폭 가격인하 ‘임박’
건보공단-노바티스 ‘글리벡’ 약가협상 진행중
[메디컬투데이 권선미 기자]
만성골수성 백혈병치료제인 노바티스 ‘글리벡’의 가격을 얼마나 낮출 것인가를 놓고 4월 충돌설이 나오고 있다.
글리벡은 스위스의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4년간의 임상실험의 거쳐 개발한 제품이다. 정상 세포를 제외하고 암 세포만 골라 죽인다고해서 일명 ‘암 유도탄’으로 불린다. 이러한 이유로 글리벡은 백혈병 환자를 중심으로 ‘기적의 약’으로 칭송받아왔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말이 많다.
그동안 글리벡의 높은 약가를 지적하며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등 시민단체의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공단과 노바티스를 중심으로 글리벡 가격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얼마나 약가가 인하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高 평가된 글리벡 약가 인하돼야”
그렇다면 글리벡은 얼마나 비싼 것일까.
한국에 시판되고 있는 글리벡은 글리벡캅셀100mg와 글리벡필름코팅정100mg 두 종류가 판매되고 있으며 가격은 2만 3045원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에 따르면 한국과 경제력이 비슷한 대만에서 시판되는 글리벡이 1만4000원대를 넘지 않고 있으며, 물질특허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 인도에서 글리벡 성분인 이매티닙 1kg을 만드는데 약 379만7280만원이 소요돼 이를 환산할 경우 글리벡 100mg당 약 380원 가량이 든다.
더욱이 기타 부대비용을 모두 포함한다 하더라도 글리벡 100mg의 원가가 최대 760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특히 한국정부가 2006년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자유무역연합 회원국과 FTA를 채결하면서 8%의 관세가 철폐됐으나 약가에는 이같은 인하분이 적용돼 있지 않아 노바티스의 추가 수익으로 들어간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암 환자의 본인부담을 현행 10%에서 5%로 줄일 것을 밝히면서 글리벡 복용환자를 대상으로 노바티스가 사회공헌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본인부담금 지원이 줄면서 이 부분 역시 약가인하에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현 수준에서 최소 13%의 약가 인하요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시민단체의 분석이다.
앞서 건강세상네트워크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등 시민단체들은 조정신청에서 글리벡의 약가를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대만 약가 수준을 참고해 40% 이상 대폭 인하할 것을 주장해왔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단에서 최소 13%이상 인하해야 실질적인 인하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공단의 협상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4월 초 협상기한 타결이냐, 결렬이냐
주목할만한 점은 글리벡을 공급하는 노바티스가 이같은 약가인하안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점이다.
특히 고용량 복용 환자가 늘면서 글리벡 400mg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바티스가 손실 등을 이유로 공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실제로 한국시장 특성상 함량비교가로 약가를 산정하는 약가정책에 따라 400mg 고용량 글리벡을 출시할 경우 예상되는 약가는 약 5만 7612원으로 저용량인 100mg를 4알 복용할 경우에는 같은 용량임에도 불구하고 8만 2180원을 지불해야 한다.
노바티스의 입장에서는 400mg 한 정을 판매하면 3만4568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공단과 한 차례 미팅을 갖는 등 협상에 적극 임하고 있다”며 “절차와 기준에 입각해 합리적인 약가에서 타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폭적인 약가인하가 예상되고 있어 공단과의 협상이 원활하게 타결되지 않고 지난해 큰 논란을 야기했던 BMS의 ‘스프라이셀’과 마찬가지로 약제급여조정위원회 상정까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공단과의 약가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렬 뒤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 상정될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글리벡의 약가인하를 위한 건강보험공단과 노바티스 사이의 협상기한은 다음달 2일까지로 어떤 결정이 나올지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이 주목받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권선미 기자 (sun3005@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