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美 USTR 대표지명자 “한미 FTA는 불공정”

美 USTR 대표지명자 “한미 FTA는 불공정”
노컷뉴스 | 입력 2009.03.10 08:12 | 수정 2009.03.10 09:18 |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론 커크(Ron Kirk) 대표지명자는 9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공정하지 못하다(The agreement, just simply isn’t fair)”며 재협상 필요성을 공개리에 밝혔다.

커크 지명자는 이날 상원 재무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 양국간에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은 공정하지 못하고 현 상태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한미FTA협정이 제대로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마리아 캔트웰(민주.워싱턴주) 상원의원의 한.미FTA 관련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하면서 “다만 한미FTA의 진전방안을 위한 벤치마크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커크 지명자는 “부시행정부에서 체결된 FTA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따라서 변경돼야 한다(isn’t acceptable and will have to be changed)”며 기존 협정을 보강하는 차원이 아닌 새로운 협정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커크 지명자는 “우리는 (기존 협정을 보강하는) 그런 방식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크 지명자는 또 미국의 對중국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서도 세계무역기구(WTO)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커크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자료를 통해 “경쟁이 공정하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모두가 합의한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반드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역국들과 도하라운드 협상을 추진하기 위한 공동 노력과 의회에 계류중인 FTA협정의 비준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등 당사국은 물론 의회와의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커크 지명자는 “노동과 환경 기준등 공정한 무역을 위한 규칙준수가 무역대표부의 최우선 과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무역이 미국과 세계의 튼튼한 경제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우리는 공정하고 개방적이며 투명한 규칙에 기반한 무역이 미국 노동자 가족들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촉매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막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한국. 콜롬비아와의 FTA에 대한 재협상 필요성을 거론하며 “한국은 반드시 모든 연령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Korea must find a way to accept all American beef from cattle of all ages)”이라고 주장했다.

또 데비 스테비나우(민주.미시건주) 상원의원은 “한미FTA가 공정한 경기장에서 이뤄지지 않아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자동차와 다른 제조용품등에 대한 비관세 장벽이 한미FTA협정을 통해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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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한미FTA 조기비준 원칙 변함 없다”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3.10 09:49

청와대는 9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의 한ㆍ미자유무역협정(FTA) 처리 재협상 시사 발언과 관련해 “조기비준을 빨리해서 이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커크 대표 지명자의 말로)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얼마전에 USTR 연례보고서에서도 재협상 시사 내용이 담겼는데, 미국 기업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며 커크 지명자의 말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로선 재협상할 수도, 재협상에 임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커크 지명자는 이날 상원 재무위 인준 청문회에서 한ㆍ미FTA 질문을 받고 “현 상태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앞으로 한ㆍ미FTA 처리를 놓고 한미 양국 간에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ㆍ미FT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 이어 대외무역정책을 총괄하는 USTR 대표 지명자의 발언에서도 묻어나왔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역시 조기비준론을 확고히 하고 있다.
윤상현 대변인은 최근 “우리 국회가 먼저 한ㆍ미FTA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켜 둬야 미국의 추가 협상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며 조기비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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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크, 한.미FTA 수용불가 발언의 진의>-1,2
연합뉴스 | 입력 2009.03.10 10:01 | 수정 2009.03.10 10:21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9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현 상태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최근들어 한.미FTA의 재협상을 시사하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 가운데는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통상정책을 담당할 각료의 입에서 “전임 정부가 체결한 한.미FTA 내용이 공정하지 않다”며 수용 불가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오바마 정부가 재협상 원칙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러나 커크 지명자는 새로운 협정의 체결을 추구하려는 것이 아니며, 기존 협정에서 미국 측 시각에 맞춰 `룰’을 강화하는 쪽에 역점을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또 한.미 FTA의 내용이 공정하지 않고 현상태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커크 지명자의 발언이 기존의 오바마 정부 내에서 흘러나온 한.미 FTA에 관한 언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은 것이기는 하지만, 커크 지명자가 직접 `재협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그의 발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renegotiation(재협상)’ 이나 `amendment(개정)’ 등에 관한 표현은 찾아 볼 수 없으며 협정문의 원안 수정을 시사하는 표현인 `open the agreement’라는 말도 피했다.

따라서 커크 지명자의 발언을 놓고 오바마 행정부가 곧 한.미FTA의 재협상을 공식화했다고 단정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약간 성급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

특히 커크 지명자가 한.미FTA를 비롯해 파나마.콜롬비아 등과 체결한 FTA, 도하라운드 협상 등을 진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원칙인 `벤치마크’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은 이달 초 공개된 USTR의 `오바마 정부의 무역정책 어젠다 및 2008 연례보고서’의 내용과 비교해 새로울 것이 없는 발언이다.

이 때문에 커크 지명자가 인준청문회에서 한.미 FTA를 특정해 “공정하지 않으며, 현 단계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이 인준청문회라는 특수한 상황을 염두에 둔 정치적 수사법에 가깝다는 해석도 낳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1월중순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자료에서 “오바마 당선인은 부시 행정부가 협상했던 한.미FTA를 반대했고 지금도 계속 반대 입장”이라면서 “서비스와 기술 분야 등 일부 유리한 내용이 있지만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는 공정한 무역조건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으며 쇠고기 수출에서도 우려할 점이 있다”고 밝혀 재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클린턴 장관은 그러나 지난달 한국방문에서는 “이 협정이 양국 관계의 발전에 기여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함께 진전시켜나간다”는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다.

이러한 발언 수위의 편차는 의회 인준청문회 출석이라는 성격과 교역 상대국 방문이라는 특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커크 지명자의 이번 발언도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커크 지명자의 발언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민주당 지도부의 FTA에 대한 입장과 오바마의 대선 유세중 발언과 정확히 일치하며 내용상 새롭게 드러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전임 정부가 체결한 한.미FTA를 현 단계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은 조지 부시 전 행정부가 벌여놓은 통상현안과 유산들을 비판해온 민주당과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미국의 국익과 거리가 멀고 환경.노동 기준이 미흡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재검토해보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워싱턴의 통상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미국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장기 경기침체로 빠져들면서 고용시장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통상문제에 관해 정치적으로 강도높은 발언을 해야 할 필요성도 함께 맞물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인준청문회를 통해 의회 다수당과 고용불안을 느끼는 경제주체들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USTR를 이끌어갈 각료 지명자가 한.미FTA를 직접 겨냥해 `수용불가’라고 표현한 것은 한국에 대해서도 재협상 또는 추가협상 등을 강하게 압박하는 효과를 함께 노린 것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shpark@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