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김보슬 PD, 약혼자 앞에서 검찰에 긴급체포

검찰 “결혼식 준비, 할만큼 한 것 아니냐?”
김보슬 “시어머니 앞 험한꼴 보이기 싫다”
19일 결혼식, 약혼자 앞에서 체포된 김 PD 글 남겨…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

09.04.15 20:27 ㅣ최종 업데이트 09.04.16 01:03         손병관 (patrick21)

MBC 김보슬 PD가 15일 검찰 수사관들에게 긴급 체포됐다. 정운천 전 농림수산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19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김 PD는 이날 저녁 약혼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사관 7명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됐다.

제작진이 검찰에 체포된 것은 지난달 26일 이춘근 PD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조능희·송일준 PD와 작가 2명 등 4명은 검찰 수사를 피해 방송국에 머물고 있다.

김 PD의 약혼자 조준묵 PD(<북극의 눈물> 연출)에 따르면, 김 PD가 방송국을 나선 시각은 오전 11시경.

19일 결혼식을 앞둔 두 사람은 김 PD가 방송국에 피신해있는 바람에 그동안 결혼식 준비를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체포를 각오하고 ‘위험한 외출’을 감행했다.

두 사람이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고르려고 드레스샵에 들른 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드레스샵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검찰 수사관이 다녀갔는데 무슨 일이냐”는 직원의 물음에 김 PD는 “(검찰이) 벌써 따라 붙었구나”라고 앞날을 직감했다.

결혼식 준비로 회사 나온 김 PD에 검찰 ‘최후통첩’

오후 5시 30분 경에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김 PD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직접 전화를 걸었다. 검사는 실시간으로 김 PD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조준묵 PD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이렇게 전했다.

검사 : 웨딩드레스도 고르고, 결혼식에 쓸 사진액자도 찾으셨는데…. 결혼식 준비는 할 만큼 한 것 아니냐? 이제 그만 자진출두하시죠?
김보슬 PD :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검찰에 가야하나? 내가 (방송국) 밖에 있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차라리 날 잡아가라.

김 PD는 저녁 7시반경 시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조 PD의 잠원동 아파트를 찾았다. 검사의 두 번째 전화가 왔다.

검사 : 지금 어디 계십니까?
김 PD : 시어머니 될 분의 집에 와있어요. 이미 (이곳을) 압수수색 하셨었으니 제가 어디 있는지 다 아시죠?

검사는 “체포영장 집행하러 수사관들을 올려보내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김 PD는 “시어머니 될 분 앞에서 험한 꼴을 보이기 싫으니 내가 내려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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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뉴스데스크>는 15일 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검찰의 소환을 거부해오던 김보슬 MBC 피디가 오늘 밤 8시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검찰 수사관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김보슬

아파트 문 앞에서 남녀 7명의 수사관이 다가와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미란다 원칙을 읊었다. 김 PD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검찰 측 차량에 올라타는 동안 검찰의 한 수사관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김 PD가 체포되는 모습은 이날 내내 동행한 MBC PD들의 TV카메라에 담겼다.

조준묵 PD는 “19일 결혼식을 치르고 나면 어차피 회사(방송국)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밥 한 끼 먹인 후 내일(16일) 데려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검찰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PD의 출국이 금지된 상태여서 두 사람은 신혼여행까지 취소했다고 한다.

조 PD는 “너무나 험한 세상이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보슬 PD 체포 전 동료들에게 글 남겨…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

김 PD가 방송국을 나서기 전에 시사교양국 동료들에게 남긴 글을 보면, 그가 결혼식장에서 체포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한 것으로 추측된다.

“작년 약 두 달 간의 회사 생활. 그리고 올해 약 3주간의 회사 생활. 오늘부로 종지부를 찍으려 합니다. 도저히, 차마 결혼식장에서 체포되어가는 딸, 며느리의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습니다.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아 있는 PD들과 작가들은 끝까지 저항할 것입니다. 피디수첩이 정당했다고 믿고 지켜주신 선후배 여러분들에게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감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검찰은 변호인이 입회한 가운데 김 PD를 조사하려고 하지만, 김 PD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노조와 시사교양국 소속 PD들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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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슬 PD, 약혼자 앞에서 검찰에 긴급체포
19일 결혼식 앞두고… 예비신랑 조준묵 PD “밥 한 끼 먹인 후 데려갈 수도 있는 거 아니냐”

손병관 (patrick21)

[기사 대체 : 15일 밤 9시 50분]


▲ 지난달 26일 오전 여의도 본사 로비에서 열린 MBC 노조 비상총회’에 참석한 김보슬PD.
ⓒ 권우성         

MBC 김보슬 PD가 15일 검찰 수사관들에게 긴급 체포됐다.

19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김 PD는 이날 저녁 약혼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사관 7명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됐다.

제작진이 검찰에 체포된 것은 지난달 26일 이춘근 PD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조능희·조일준 PD와 작가 2명 등 4명은 검찰 수사를 피해 방송국에 머물고 있다.

김 PD의 약혼자 조준묵 PD(<북극의 눈물> 연출)에 따르면, 김 PD가 방송국을 나선 시각은 오전 11시경.

19일 결혼식을 앞둔 두 사람은 김 PD가 방송국에 피신해있는 바람에 그동안 결혼식 준비를 전혀 못하고 있었는데, 이날은 체포를 각오하고 ‘위험한 외출’을 감행했다.

두 사람이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고르려고 드레스샵에 들른 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드레스샵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검찰 수사관이 다녀갔는데 무슨 일이냐”는 직원의 물음에 김 PD는 “(검찰이) 벌써 따라 붙었구나”라고 앞날을 직감했다.

오후 5시 30분 경에는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김 PD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직접 전화를 걸었다. 검사는 실시간으로 김 PD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조준묵 PD는 두 사람의 대화를 이렇게 전했다.

검사 : 웨딩드레스도 고르고, 결혼식에 쓸 사진액자도 찾으셨는데…. 결혼식 준비는 할 만큼 한 것 아니냐? 이제 그만 자진출두하시죠?
김보슬 PD :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검찰에 가야하나? 내가 (방송국) 밖에 있는 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차라리 날 잡아가라.

김 PD는 저녁 7시반경 시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조 PD의 잠원동 아파트를 찾았다. 검사의 두 번째 전화가 왔다.

검사 : 지금 어디 계십니까?
김 PD : 시어머니 될 분의 집에 와있어요. 이미 (이곳을) 압수수색 하셨었으니 제가 어디 있는지 다 아시죠?

검사는 “체포영장 집행하러 수사관들을 올려보내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김 PD는 “시어머니 될 분 앞에서 험한 꼴을 보이기 싫으니 내가 내려가겠다”고 답했다.


▲ MBC <뉴스데스크>는 15일 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검찰의 소환을 거부해오던 김보슬 MBC 피디가 오늘 밤 8시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검찰 수사관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아파트 문 앞에서 남녀 7명의 수사관이 다가와 체포영장을 제시한 뒤 미란다 원칙을 읊었다. 김 PD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검찰 측 차량에 올라타는 동안 검찰의 한 수사관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김 PD가 체포되는 모습은 이날 내내 동행한 MBC PD들의 TV카메라에 담겼다.

조준묵 PD는 “19일 결혼식을 치르고 나면 어차피 회사(방송국)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밥 한 끼 먹인 후 내일(16일) 데려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검찰에 유감을 표명했다. 김 PD의 출국이 금지된 상태여서 두 사람은 신혼여행까지 취소했다고 한다.

조 PD는 “너무나 험한 세상이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09.04.15 20:27 ㅣ최종 업데이트 09.04.15 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