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원내 진지 구축…‘뭉쳐야 산다’ 교훈
‘단일화의 힘’ 학습…‘1석의 한계’ 고민
한겨레 이유주현 기자
진보신당의 울산 북구 승리는 진보신당이 창당 1년여 만에 원내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7대에선 노회찬·심상정 두 전 의원이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주목을 받았으나, 진보신당의 이름으로 치른 18대 총선에선 민주노동당과의 분당 여파 등으로 한 석도 건지지 못해 정당의 기본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지안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이제 우리 당의 정체성을 담은 정책을 생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민주노동당과 정책 연합 등을 통해 힘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진보 1번지’ 울산 북구가 진보진영에 주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뭉쳐야 산다.’
지난 2월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진보신당에 단일화를 제안한 이래, 두 당은 피가 마르는 협상을 석달 가까이 벌이며 판을 깰 뻔한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다. 그러나 막판 고비를 넘기고 성사된 ‘단일화의 힘’ 앞에, 울산의 맹주인 정몽준 최고위원의 조직력을 가동해 막판 총력전을 편 한나라당은 무너졌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은 “진보진영은 이번에 단일화를 ‘학습’하게 됐다”며 “앞으로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짚었다.
그러나 진보신당이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사실상 원내 1석으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민주노동당과 정책연대를 한다 해도 합계 6석의 한계가 명백하다. 이번 단일화의 교훈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알 수 없다. 민주노동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울산은 노동자 밀집 도시라는 특수성이 있어 진보진영 단일화가 위력을 발휘한 것이지, 모든 지역에서 다 단일화가 먹혀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당이란 각자의 정책적 대안으로 승부하는 것인데, 항상 단일화 프레임으로 압박받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