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약학대학 신설 경쟁 불 붙었다

약학대학 신설 경쟁 불 붙었다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9-05-07 17:42

고대ㆍ연대 이어 을지대도 신설계획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사립대의 맞수인 고려대와 연세대가 나란히 약학대학 신설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을지대학도 7일 약대 설립 추진 계획을 공식화하는 등 대학가에 약대 유치 경쟁이 불불고 있다.

을지대(총장 박준영)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전 캠퍼스에 약학대학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올해 안으로 신설 준비를 마치고 201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을지대에 따르면 대전 지역은 약학대학이 2곳 이상인 다른 광역시도와 달리 충남대 약대가 유일하다.

또 약대 입학정원 1인당 인구 수가 8만6천780명으로 타 지역에 2배 이상 많아 약사 인력 수급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을지대는 “약학대학이 신설되면 대전과 성남 캠퍼스를 잇는 `헬스 테크노 벨트’ 구축과 보건의료 분야 특성화라는 학교의 전략적 목표를 추진하는데도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6일 관훈클럽 초청 포럼에서 “약학대학을 만들어 생명과학, 의학, 약학이 연결되는 바이오 메디컬 학문 분야를 새로 탄생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함께 참석한 김한중 연세대 총장도 “의료 서비스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송도 캠퍼스에 약대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대를 신설하는 문제는 정부의 약사 인력 수급 정책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 만큼 대학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마음대로 신설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약사 정원을 늘리겠다는 결정이 나와야 한다”며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복지부에서 약사 정원과 관련해 어떠한 통보도 해 온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약대는 전국 20곳이 있으며 정원은 2008학년도 기준으로 총 1천323명이다.

만약 복지부에서 정원을 늘리기로 결정하면 교과부는 각 대학들로부터 약대 신설 또는 정원 증원 신청서를 받아 심사를 거쳐 정원을 배분하면 되지만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이미 복지부가 약대 정원을 늘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고려대, 연세대, 을지대 외에 타 대학들도 이미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약대 신설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대학은 없지만 소수의 정원을 놓고 배분하는 형태가 될 것이므로 대학들 사이에서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yy@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