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인터뷰> ‘총파업’ 쌍용차 노조 한상균 지부장

(평택=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 24일 공장점거 총파업 3일째를 맞은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본사에서 만난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인사와 함께 마른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붉은 마스크를 쓴 한 지부장의 얼굴은 며칠 새 눈에 띄게 수척해졌다. 수개월간 계속된 야외집회로 검게 탄 얼굴은 덥수룩한 수염이 덮고 있었고 두 눈은 퀭했다.

그동안 총파업을 자제하겠다던 노조가 갑자기 전면 총파업을 선언한 이유에 대해 묻자 한 지부장은 “총파업을 앞당긴 것은 노조가 아닌 사측이다. 22일 1차 관계인집회에서 사측이 법원에 제출한 실사보고서 내용을 보니 이제 (총파업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사측은 실사보고서에서 상하이차의 책임을 배제해 면죄부를 줬고 정리해고 계획도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했다”며 “그동안 노조가 주장해온 회생의 제일조건인 상하이차와의 단절과 정리해고 철회 요구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파업을 통해 관철하려는 것은.
▲ 크게 두 가지다. 법정관리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상하이차와의 단절과 실질적인 경영정상화다. 상하이차가 가진 과반수의 주식을 소각하면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되고 국가기간산업인 쌍용차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개입이 가능하다. 정부 차원에서는 대량실업 해소라는 명분이 있고 공적자금이 투입돼 신차를 개발하면 쌍용차는 정리해고 없이도 충분히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 회사가 2천646명 정리해고 계획을 강행하면서도 분사를 통해 일부 인원을 비정규직화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에서 볼 수 있듯 쌍용차가 정상화하려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회사 측과의 협상 과정은.
▲ 한마디로 사측은 모든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핵심 문제인 정리해고와 분사의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신고하고 관계인집회에서도 정리해고와 분사 등을 보고하는 것을 보면서 총파업을 결정했다.

–총파업에 대한 노조원들의 호응이 적다는 우려에 대해.
▲ 이럴 때일수록 전 조합원의 의지가 모여야 하는데 개개인의 생존 문제이다 보니 한목소리를 내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동참하는 노조원들이 늘고 있다. 파업 동참 조합원수가 첫날 800여명에서 현재는 2천여명으로 늘었고 창원에서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조합원들도 상당수가 퇴직을 번복했다.

–회사에서 정리해고자 명단을 만들었다는데.
▲ 조합원들에게 파업 불참을 설득하면서 “당신은 정리해고 대상이 아니니 파업에 참여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이미 정리해고 명단이 제작돼 있다”는 유언비어를 살포하고 있다. 노조에서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측과의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있다.
▲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각오도 했다. 그런 사태만은 피하고 싶지만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굴복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 계획은.
▲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사측이 아닌 정부에 노사정 교섭을 요구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건 정리해고 문제지만 그 외에도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서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리를 만들어갈 계획에 따라 파업 이후 매일 조합원 교육과 토론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