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_2009.8.4
쌍용차 점거농성현장에서 경찰의 강제진입이 시작되면서 부상을 입는 노조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탈자 등에 따르면 노조원들의 본부가 있는 도장 2공장에는 경찰진입과정에서 다친 노조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
귀가 찢어진 사람, 손가락이 부러진 사람은 약과다. 쇄골이 부러지거나 머리에 상처가 난 사람들도 그냥 붕대만 두르고 있다. 의무실을 지키던 노조원들도 속수무책이다. 이명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간사에 따르면 부상자만 150여명에 이르지만 이들은 간단한 응급처치를 하고 항생제만 먹은 상태이다.
이를 보다 못한 노조원들이 외부에 의료진을 요청했고 우여곡절 끝에 4일 공방전이 잠시 중단된 틈을 타서 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진들이 처음으로 투입됐다. 이날 의료진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과 가족 등은 정문 바리케이드 근처에서 “의료진을 들여보내달라”고 외쳤다. 하지만 사측 직원들이 의료진을 가로 막고 일부 직원들은 깃대를 휘두르며 위협하기도 했다.
20분 가까이 의원들과 의사들이 의료할 권리를 달라고 호소한 결과 오후 6시 30분께 도장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