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수명 늘었지만, 건강수준은 답보”< WHO >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지구촌 여성들은 평균 수명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대와 노년기 등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적절한 건강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9일 `여성과 건강’ 보고서를 통해 여성들이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사춘기와 노년기에 꼭 필요한 보건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각국 보건당국이 이를 개선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보고서 발간에 즈음해 “여성들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능력을 포함한, 인간으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개발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한 사회 전체가 진정 건강해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지만, 연장된 수명 동안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에이즈와 임신 관련 질병, 결핵 등은 15∼45세 사이 여성들의 주된 사망 요인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비전염성 질환들이 사망과 장애의 주요인이 된다.
심장마비와 뇌졸중은 `남성의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여성들에게도 가장 주된 사망요인이다. 다만 여성들의 경우 증세가 다르게 나타날 뿐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실제로 60세 이상 여성의 45%가 심혈관계 질병 또는 폐쇄성 폐질환 같은 만성질환으로 사망한다.
많은 나라에서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에 비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발병률도 매 5년 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70세 이상 인구의 58%는 여성이다.
전세계에서 약 6억 명의 사춘기 소녀들이 신체적, 정서적 변화가 심한 시기에 안전과 적절한 지원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사춘기 시절의 경험에 따라 나이가 더 들었을 때의 건강상태에 큰 차이가 생긴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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