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오던 날 “재파병 반대” 목청
경향신문 원문 기사전송 2009-11-18 18:14 최종수정 2009-11-19 02:14
ㆍ진보단체 “미국은 아프간전쟁 중단하라” 보수단체는 “한미동맹 강화” 환영 집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18일 전국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앞은 파병 반대를 외치는 진보성향 단체와 오바마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는 보수단체로 하루종일 붐볐다.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8일 서울 명동에서 ‘아프간 점령 중단과 한국군 재파병에 반대하는 반전평화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창길기자
참여연대·대학생나눔문화·민주노동당 등 6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아프간 재파병반대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는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아프간 점령을 중단하고 정부는 아프간 재파병 방침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연석회의는 “한·미 정상회담이 한국 군대의 아프간 재파병을 비롯한 두 나라 군사협력의 공격적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도 국민과의 합의를 거쳐 철군한 나라에 재파병하는 예는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석회의는 “전쟁을 끝내겠다던 오바마 대통령은 도리어 아프간에 대한 전쟁을 파키스탄으로까지 확장하고 수만명의 병력 증파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노벨전쟁상’을 수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대전충남통일연대 등 대전지역 14개 시민단체도 이날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역 재건을 위해 안전한 곳으로 파병한다고 하지만 정부의 파병 결정을 전후해 아프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공사현장이 잇따라 공격당하고 있다”며 재파병 철회를 촉구했다.
전주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전북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도 “아프간에 재파병하는 것은 국제적 기여가 아니라 미국의 침략행위에 가담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보수단체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반도 주변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는 시국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 미국의 우호관계가 더욱 증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한·미연합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연기시킴으로써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미 대사관 앞에 전경 4개 중대를 배치, 진보·보수단체의 충돌을 막았다.
보수단체들은 페트병에 시너를 담아와 퍼포먼스를 펼치려다 경찰에 시너를 빼앗기자 10여분간 승강이를 벌였다.
연석회의 회원과 시민 등 1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 명동에서 ‘아프간 재파병 반대·반전평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그러나 경찰은 촛불문화제를 야간 불법집회로 규정, 오후 8시20분쯤 강제해산시키고 집회참가자 18명을 연행했다.
<송진식·황경상·김지환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