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영리의료법인 계속 추진”
이 대통령 “신중 검토” 입장과 엇갈려
“무상급식 뒤엔 옷·집도 사주냐” 발언
한겨레 김기태 기자
윤증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 내부에서도 논란인 ‘영리의료법인 도입안’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영리병원 문제에는 신중히 접근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와는 엇갈리는 행보다.
윤 장관은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의료시장에 투자를 개방해서 의료산업을 일으키면 고용도 창출되는 효과가 있다”며 영리 의료법인 도입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군불을 계속 지펴야 밥이 될 것”이라는 비유로 강한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윤 장관은 “(우리나라 경제가)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를 키워야 하는데, 돌파구는 서비스산업에서 찾아야 한다”며 “의료 시장은 최고의 인력이 몰려 있기 때문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영리 의료법인 도입을 놓고 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승강이를 벌이자, 이명박 대통령은 “민감한 사안이니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 윤 장관은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이미 추계로 나온 0.2%보다 더 높게 집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발표된) 지난해 성장률은 속보치였고, 잠정치로는 조금 더 나올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무상급식, 세종시 원안을 놓고 윤 장관은 ‘포퓰리즘’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포퓰리즘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재원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무상급식 확대 주장, 일률적인 정년연장 요구,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 등이 그 사례”라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정부 부처가 이전한다고 할 때부터 안타까웠다”며 “경제부처는 시장과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 한 ‘타운’ 안에 있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그는 “과천에서 광화문 오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 두 번만 오면 얼이 빠진다”며 “수요자나 공급자 입장에서 모두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무상급식에 대해선 “도대체 납득이 안 된다”며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무상급식 하고 나면 그다음에는 옷도 다 사주고, 집도 다 사줘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식이 공짜로 밥을 먹는다는데 싫어할 부모가 없겠지만, 나라 재원이 충분해야 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