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촛불 보도 악의적 왜곡 많다”

“촛불 보도 악의적 왜곡 많다”

ㆍ기사 등장 인물들, 조선일보사 앞서 항의회견
ㆍ서울대 교수들도 17일 ‘MB발언 규탄’ 성명서

조선일보의 ‘촛불 그후 2년’ 보도와 이명박 대통령의 ‘반성’ 요구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12일 보도된 조선일보 기사의 등장 인물들은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사 내용이 악의적으로 왜곡된 부분이 많다”며 “촛불은 경찰 폭력 때문에 멈춰진 것이지 국민이 아주 내려놓은 건 아님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기사 속에 ‘후춧가루 크기의 미국산 쇠고기 식품을 섭취해도 인간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괴담을 퍼뜨리고 이를 바로잡지 않은 채 최근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표현된 데 대해 “상대할 필요를 못느낀 것이지 무서워서 피했다고 착각하면 오산”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5년 정부용역보고서, 2007년 농림부 전문가회의 문서 등을 근거로 밝힌 당시 의견이 괴담이라고 하면 괴담의 진원지는 정부였던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유모차부대의 ‘은석형맘’씨는 “유모차부대 카페지기와 대화해보니 조선일보 기자한테 수없이 전화가 걸려왔지만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응대한 것처럼 나왔다”고 전했다.

비전문가이면서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으로 묘사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조선일보 12일자 ‘광우병의 오해와 진실’ 그래픽에서 ‘미국에선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나’라는 질문에 완벽한 오답인 ‘X(엑스)’ 표시를 할 정도로 전문성이 없는 조선일보가 나를 비전문가라고 지적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청계광장에서 시작한 릴레이 1인 시위는 사흘째 이어져 14일엔 ‘촛불소녀’와 고교생 장주성군(17) 등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13일에는 2010유권자연대 등이 다음 아고라, 네이트 등에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하는 온라인 집회를 열어 네티즌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이 대통령이 “지식인 가운데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 해당 지식인들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선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서울대지회(서울대 민교협)는 오는 17일 이 대통령의 ‘반성’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서울대 민교협 소속 교수들은 “최근 국내 일부 언론과 현 정권이 촛불에 대한 폄훼를 넘어 반성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어 성명서를 내게 됐다”며 “반성은 현명한 우리 국민이 아니라 현정권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