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이윤이냐 생명이냐…세계藥기금 토론회>(종합)

<이윤이냐 생명이냐…세계藥기금 토론회>(종합)
연합뉴스 기사전송 2010-08-16 18:03

美 파기 교수 “G20회의서 건강평가기금 논의해야”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비싼 신약 탓에 최빈국 환자의 치료 받을 권리가 부정되는 ‘역설’을 해결할 제도인 ‘건강평가기금(Health Impact FundㆍHIF)’을 논의하는 학술행사가 국내 최초로 열렸다.

연세대 법학연구원은 이 대학 의료법윤리학연구원과 함께 16일 법대 국제회의실에서 제도 창안자인 토머스 파기 미국 예일대 교수(정치사상)를 초청해 ‘HIF의 의제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HIF는 2007년 파기 교수와 캐나다 캘거리대 아이단 홀리스 교수(경제학) 등 각계 학자 10여명이 제안한 것으로, 미국과 중국, 프랑스 등의 정부가 매년 60억달러(약 7조1천억원)를 모아 특별기금(HIF)을 설립, 최신 치료제를 원가에 수출하는 기업에 손실액을 보상하자는 게 골자다.

파기 교수는 “HIF는 제약업체의 특허권을 인정하는 동시에 빈국의 환자가 약을 못 사 죽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유럽과 캐나다 등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 실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요 국가들의 대대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정상회담에서 이 사안을 의제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창용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과 김기창 고려대 교수(법학), 권순만 서울대 교수(보건관리학) 등이 HIF의 운영방안과 각국의 참여 가능성 등을 토론했다.

권순만 교수는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다양한 의약품을 취급해 보상금의 산정 방식 등이 너무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G20 의제화와 관련해서는 각국 사이에 정식 과제로 논의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기업과 국제사회의 협력 방안으로 논의될 가능성은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

행사 준비를 맡은 김준기 연세대 교수(법학)는 “한국이 원조국 역할을 맡기 시작한 만큼 전 지구적 범위의 복지 프로젝트를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HIF가 국내에서 논의될 이론적 발판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