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안 하면 한미FTA 없다?
미국 농무부, “특수부위 포함 전면 개방, 11월 G20 이전 논의 기대”
2010년 09월 22일 (수) 17:11:17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미국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미국의 경제 전문 인터넷 신문 월드트레이드온라인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의 다씨 베터 부차관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의 전제 조건으로 한국에서 모든 연령대의 쇠고기에 대한 완전한 시장접근을 달성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터 부차관은 지난 15일 미국축산협회(NCBA)에 “우리는 2008년 한미 양국이 협상한 쇠고기 합의를 전면 이행하길 희망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수 주 내에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터 부차관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1월에 서울에서 열릴 G20 정상회담 이전에 쇠고기 문제를 공식 의제로 꺼낼 것으로 보인다.
베터 부차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이전에 한미FTA의 미해결 쟁점을 타결지으라고 지시한 것은 어느 정도 강제력이 있는 시한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미국 상원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에 대해 모든 연령대의 미국산 쇠고기 및 부산물을 제한 없이 수입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쇠고기와 자동차 부문을 추가 협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특수부위를 모두 수입하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자동차의 관세율을 FTA와 관계없이 높게 유지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FTA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는데다 엄청난 국민적 반발을 불러올 무리한 조건이다.
2008년 체결한 한미 쇠고기 협정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도 가능하도록 돼 있지만 “국민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수입을 중단한다”는 부칙 조항을 근거로 연기돼 있는 상태다. 미국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조항 때문이다. 미국 소의 나이 확인을 위한 이력추적제 시행도 강제되지 않고 있다.
추석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한미FTA 재협상 논란이 다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G20을 앞두고 미국 정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인데다 한미FTA 비준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파격적인 양보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2008년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던 촛불에 크게 데인 바 있는 터라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전망이다.
최초입력 : 2010-09-22 17: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