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폭발한 日 원전 3호기에 ‘죽음의 재’ 플루토늄 있다

폭발한 日 원전 3호기에 ‘죽음의 재’ 플루토늄 있다
<슈피겔> “3호기 플루토늄 극소량으로도 치명적인 암 유발”
기사입력 2011-03-14 오후 12:21:08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위험이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1호기의 충격적인 폭발에 이어서, 3호기도 결국 폭발했다. 설사 핵연료 자체를 감싼 보호 용기가 폭발한 것은 아닐지라도 일부 방사성 물질의 외부 유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슈피겔>을 비롯한 유럽 언론과 환경단체가 14일 폭발한 3호기에 세계 최초로 플루토늄 연료가 쓰인 사실에 주목하고 나섰다. 플루토늄은 방사능 독성이 강해서 아주 극소량만 노출되어도 인근 주민들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등 그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1일부터 연일 일본의 지진 소식을 머리기사로 보도하는 독일의 시사 잡지 <슈피겔>은 13일 온라인 판에서 노심 융해 위험 가능성이 제기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3호기의 원료로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MOX : Mixed Oxide)가 쓰인 사실을 보도했다. 이날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도 일제히 같은 내용을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외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원자력 발전소 폐기물을 재처리해 추출한 플루토늄을 우라늄과 섞어서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를 제조했다. 이번에 사고 위험이 제기된 3호기는 이렇게 만들어진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를 세계 최초로 상업 발전에 사용해 주목을 받았다.

<슈피겔>은 “플루토늄은 (우라늄과 비교했을 때) 방사성 독성이 훨씬 더 크다”며 “누출될 경우 우라늄의 1000만분의 1만 노출이 되어도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3호기가) 폭발할 경우 체르노빌 사고 때보다 더 재난 규모가 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슈피겔>은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에 플루토늄이 통상 6%가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 <슈피겔>은 14일 폭발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3호기에 심각한 방사성 독성을 가진 플루토늄이 연료로 쓰인 사실을 경고했다. ⓒspiegel.de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도 13일 각각 성명을 내서 “3호기에 쓰인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에 섞인 플루토늄의 경우 ‘죽음의 재’라고 불릴 정도로 방사성 독성이 강해서 사고 발생시 우라늄 연료보다 피해 범위가 2배가량 넓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는 플루토늄 위험에 대한 세계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라늄-플루토늄 혼합 연료를 사용하다 이런 사고 위험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일 <슈피겔>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최악의 위험을 벗어나는 데는 도쿄전력이 붕소를 섞은 해수를 공급하는 긴급 조치가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해수는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역할을, 물에 녹아 있는 붕소는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중성자의 일부를 흡수해 원자로의 연쇄 반응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3호기 폭발은 이런 도쿄전력의 대응이 순조롭지 않음을 방증한다. 한편, <교도통신>, <슈피겔> 등을 비롯한 일본 국내외 언론은 후쿠시마 제1, 2원자력 발전소에서 가동 중이던 7기 중에서 정상적으로 냉각이 완료돼 가동을 멈춘 것은 1기뿐이어서 제1호기, 3호기 외에도 다른 4기의 냉각 장치에도 이상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강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