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 ‘세계의 약국’ 끝장낼 탐욕 중단하라”
보건의료시민단체, 노바티스의 인도 특허법 소송기각 촉구‥”한미FTA도 의약품 관련협정 중 가장 최악”
김도윤기자 dyk08@medipana.com 2011-11-28 12:09
보건의료시민사회단체들이 인도 정부에 노바티스 등이 제기한 특허법 소송 기각과 미국, EU와 진행중인 FTA협정 진행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세계 제네릭의 20%를 공급하고 있는 인도의 제네릭 생산을 마비시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와 나누리 플러스 등 에이즈환자단체들은 28일 주한 인도대사관 앞에서 인도 정부에 노바티스의 인도 특허법 개정에 대한 소송 기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오는 29일 노바티스가 인도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인도 특허법 소송에 대한 최종 변론일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인도의 특허법은 특허권자의 ‘에버그리닝’ 전략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노바티스 등이 특허소송을 제기해 값싼 제네릭 접근을 가로 막으려 한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인도 특허법으로 초국적제약사의 사실상 ‘거짓 특허약’에 대해 1/10도 안되는 가격으로 복제약이 생산될 수 있었고, 세계의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노바티스사 등은 인도 특허법 소송을 통해 인도 특허법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전세계 에이즈치료제의 50%, 복제약의 20%를 공급하는 사실상 ‘세계의 약국’인 인도는 미국, 유럽연합과의 FTA협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과 EU는 인도와의 FTA를 통해 인도 복제약 생산을 마비시키고 의약품 특허를 강화하려는 협정을 맺으려 한다”며 이번 특허법 소송이 인도-EU FTA협정과 연관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기획국장은 “다국적사에서 전세계의 약가규제제도가 없어지면 1,000억달러의 이윤이 남는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며 “때문에 한-미, 한-EU, 인도-EU 등 간의 FTA를 통한 독점이익 강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거대 제약사들에게는 독점적 특허강화로 엄청난 이윤이 보장되지만 전세계 환자들에게는 값싼 복제약 접근을 가로막고 생명을 위협받는 협정이 FTA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인도 정부가 ‘세계의 약국’을 지키느냐 여부는 전 세계 120개국이 넘는 환자 생명과 직결돼 있고, 인도 복제약 생산이 처한 사실이 날치기 통과된 한미FTA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인도정부에 EU와의 FTA 중단과 함께 노바티스의 인도 특허소송에 대한 최후변론을 통해 기각을 선언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들은 한미FTA에 대해서도 “약값을 대폭 인상시키고 특허약의 독점기간 연장 등을 초래할 한미FTA는 지금까지 체결된 의약품 관련협정 중 세계에서 가장 최악의 협정”이라며 즉각 폐기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