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약국’을 끝장낼 인도-EU FTA협상을 중단하라! 복제약 생산에 이로운 인도 특허법 개악을 시도하는 노바티스 소송은 기각되어야 한다

첨부파일 : V2QJESZTRF5AN8JYJ3L3.jpg 기자회견자료_20111128[1].hwp

  

지금 미국과 유럽연합은 전 세계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한미 FTA와 마찬가지로 인도-EU FTA도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협정이다. 특히 인도-EU FTA는 전세계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이명박대통령에게 한미FTA를 당장 폐기할 것과 인도정부에게 인도-EU FTA협상 중단과 인도의 진보적 특허법에 대한 스위스계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소송을 기각할 것을 촉구한다.

  

인도는 ‘세계의 약국’이라 불리고 있다. 인도는 개발도상국 수많은 환자들에게 값싼 복제약을 공급하여 생명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20개국이상의 개발도상국에 공급되는 에이즈치료제 90%가 인도산 복제약이며 전 세계 에이즈치료제의 50%가 인도에서 공급된다. 또 항생제, 항암제, 혈압약, 당뇨약 등 전 세계의 20%의 복제약이 인도에서 공급된다. 지금 인도에서는 ‘세계의 약국’의 미래가 끝장 날수도 있는 두가지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EU FTA 협상과 노바티스의 인도특허법에 대한 소송이다.

  

11월 29일이 노바티스 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변론일이다. 인도특허법은 에버그리닝 즉 ‘제약회사들이 기존의 의약품에 사소한 변화를 가하여 특허기간을 연장하여 복제약 생산을 억제하고 약값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려는 행위’를 방지하고 있다.(인도특허법 section 3(d)). 밀가루보다 효능이 있으면 특허를 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약제보다 개선된 효능이 있어야만 특허를 인정하는 진보적인 법률이다. 바로 이 법률로 초국적제약회사의 사실상의 ‘거짓 특허약’에 대해 1/10도 안되는 가격으로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었고 세계의 수많은 환자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2006년 첸나이 특허청이 인도특허법에 따라 백혈병과 위암(GIST) 등의 치료약인 글리벡에 대해 특허부여를 거부했다. 글리벡이 기존의 이마티닙을 약간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노바티스는 이에 인도특허법 section 3(d)가 무역관련지적재산권(TRIPS)협정과 인도헌법에 위배된다고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제 대법원의 판결만 남은 상황이다. (참고자료 1). 대법원이 노바티스의 손을 들어주면 사소한 변화를 가지고도 ‘거짓 특허약’에 특허권를 부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값싼 복제약을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 글리벡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환자들의 문제인 것이다.

  

이에 더해 인도-EU FTA로 인해 인도특허법을 완전히 뜯어고쳐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2007년부터 협상이 시작된 인도-EU FTA협상에는 의약품자료독점권, 지적재산권 집행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올해 초 인도-EU FTA는 체결될 예정이었으나 전 세계 환자와 사회단체, 구호단체들의 국제적인 반대로 협상이 지연되어왔다. EU는 이에 자료독점권과 지적재산권 집행조치를 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전혀 변함없이 2012년 2월에 예정된 인도-EU 정상회담전에 협상완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EU FTA 지적재산권 부문 협상이 뉴델리에서 12월 5~9일에 열릴 예정이다.

  

자료독점권이 부여되면 특허가 없거나 만료된 의약품일지라도 복제약 생산이 불가능해진다. 또 특허권 강제실시와 같은 특허권의 공공적 사용도 불가능해진다. 인도 제약회사 낫코(Natco Pharma)는 2011년 8월에 바이엘사가 특허권을 갖고 있는 항암제 넥사바에 대해 공공목적을 위한 특허권 강제실시를 청구했다. 값싼 복제약을 인도에서 생산, 사용하기위한 강제실시로는 처음이다. 최신 에이즈치료제에도 강제실시를 청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EU FTA가 체결되면 이러한 시도는 불가능해진다. 지적재산권 집행조항은 초국적기업들이 지재권 침해를 빌미로 사법절차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민∙형사소송을 손쉽게 제기하고, 과다한 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복제약을 위조품으로 간주하여 압류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인도 제네릭이 수입, 수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국에서 백혈병 환자들은 이미 2001년 노바티스의 글리벡 특허 때문에 한달에 300만원이 넘는 약값을 요구하여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다. 환자들은 병마와 싸워도 모자란 상황에서 거리에서 약가인하, 보험적용확대 등의 요구를 내걸고 1년 반이 넘도록 싸워야 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노바티스의 요구대로 한달에 270만원이 넘는 약값으로 결정하였고, 특허청은 강제실시청구를 기각하였다(참고자료2). 당시 일부 환자들은 인도제약회사 낫코(Natco Phrama)에서 글리벡의 복제약 비낫(Veenat)을 한달에 13만원, 즉 글리벡의 1/20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스위스계 제약회사 로슈는 보험약가가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2004년부터 지금까지 에이즈치료제 푸제온을 건강보험제도를 통해서는 공급하지 않고 있다. 특허청은 푸제온에 대한 강제실시 청구도 기각하였다. 한국은 이미 특허권보호가 미국만큼 강력한 나라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는 한미FTA를 날치기로 비준하였다. 한미 FTA에는 허가-특허 연계, 자료독점권, 투자자국가분쟁제도(ISD)를 포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약가제도와 의약품정책을 미국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독립적검토기구, 의약품 공동위원회 등의 설치가 포함되어있다. 약값을 대폭 인상시키고 특허약품의 독점기간 연장 등을 초래할 한미 FTA는 지금까지 체결된 의약품 관련 협정 중 전 세계에서 가장 최악의 협정이다.

  

우리는 한미 FTA의 즉각 폐기를 요구한다. 또한 인도정부가 ‘세계의 약국’을 지키느냐 여부는 전 세계 120개국이 넘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다. 인도정부는 인도-EU FTA협상을 당장 중단하고, 노바티스 소송을 기각하라!

  

  

2011년 11월 28일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HIV/AIDS감염인연대 KANOS, PL(P대ple living with HIV/AIDS)community 건강나누리,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건강세상네트워크, 젊은보건의료인의공간 ‘다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IPleft, 문화연대,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Giant Girls), 완전변태,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사회진보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제민주연대, 다함께,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분과, 국제통상연구소, 인권운동사랑방,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진보신당 청년학생위원회 여성국, 진보전략회의, 학술단체협의회,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공공의약센터, 동성애자인권연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손미아 교수,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이빈파 공동대표,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