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강남성모병원, 경희대병원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에 대해 사과하라
112일이라는 기나긴 파업의 끝은 결국 정부의 공권력을 투입한 강제해산이었다. 정부는 파업이 장기화하였다는 이유로 자신의 조치를 정당하다고 강변하지만 왜 파업이 장기화되었는지, 왜 불법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먼저 정부는 왜 보건의료노조가, 많은 병원의 노조들이 파업을 하게 되었고 파업을 하게 되면 매번 불법파업이 될 수 밖에 없는 지에 대해 돌이켜 보아야 한다.
IMF 이후 민간병원은 물론이고 공공병원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였는데 그 결과는 일방적인 인력감축과 계약직 노동자의 급증이었다. 이것은 보건의료노동자들에게는 생존권의 문제였던 것이다. 또한 병원은 직권중재제도를 적용받는 사업장으로 노조가 이를 거부하기 힘들다는 구조적인 취약성때문에 병원측은 노조와의 대화와 협상을 거부하고 강경자세로 나오게 되고 노조로서는 직권중재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때 불법이라는 딱지와 이로인한 지도부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파업으로 돌입할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환자를 위한 안녕과 휴식과 평화가 있어야 할 병원이 이러한 이유로 해마다 노사갈등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112일 동안 무엇을 했는가? 파업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노사대화를 외면하는 병원측에게 노조와의 대화를 하도록 노력이라도 했는가? 그러지도 못하고 소위 불법 파업 내내 수수방관하다가 100일이 넘어 장기화되자 경찰력을 투입한 것이 정당한 것인가?
우리는 병원이 진심으로 환자들의 진료와 정신적 육체적 평화가 깃드는 아름다운 직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법규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은 환자의 곁에 있어야 할 아름다운 젊은 병원노동자들을 창살속에 가두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고 연행된 노동자들을 석방하고 불법파업이라는 낙인을 벗기고, 병원과 노조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2002. 9. 12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