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청년한의사회 보건의료노조 전투경찰 투입에 분노한다

성 명 서

우리는 지난 9월 11일 강남성모병원, 경희의료원에 전투경찰과 사복경찰을 투입하여 정당하게 파업중인 병원노동자들과 민주노총 지도부를 연행한 것에 대해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난 5월 23일, 전국보건의료노조가 ‘주5일제 쟁취, 의료의 공공성 강화, 직권중재 철폐, 비정규직 정규직화’등 4대 요구를 걸고 파업에 돌입한 이후 대다수 병원이 교섭을 마무리 하는 동안, 경희의료원은 세 번의 폭력사태, 노조 지배개입사건 등을 자행한 끝에 어렵게 노사합의한 사실마저 부인한 바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역시 4백5명의 조합원을 징계위에 회부하고, 검찰은 조사없이 조합원 5명을 전격 기소하는 등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하여 부당, 불법한 탄압을 자행하여 왔다.

이렇듯 장기파업의 원인이 노동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병원사용자들의 불법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에 있는 것이 명백한데도 경찰력을 투입하여 노동자들을 강제연행하고, 폭력 진압하여 병원노동자들 뿐 아니라, 민주노총 전 조합원들의 연대투쟁을 촉발한 것은 과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가.

지난 9월 5일에도 사회시민단체들이 이미, 공권력 투입방침 철회와 경찰병력 철수, 불법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행위에 대한 구속・처벌, 직권중재 철폐를 위한 법개정과 장기파업병원장 국정감사, 정부의 책임있는 중재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답이 겨우 폭력적인 경찰투입이라니, 김대중 정부의 국정운영능력이 이미 추락할 대로 추락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병원사업장에 공권력이 투입되자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은 9월 12부터 즉각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여 정부의 노조탄압에 분노하며 저항하고 있다. 정부의 경찰투입은 파업 사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더 큰 투쟁과 파업의 장기화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이성을 되찾아 병원 사용자들의 폭력과 노조탄압을 직시하고, 직권중재라는 악법을 철폐해야 할 것이다. 병원사용자들의 전근대적인 병원경영과 부당노동행위를 뿌리뽑지 못한다면 병원 노동자들의 투쟁과 파업, 노조탄압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파업을 무력진압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고치지 않는 한 정부와 사용자들이 바라는 노사평화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은 더욱 큰 희생과 상처만을 불러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1. 불법 연행한 노동자 전원을 즉각 석방하라.
1. 병원에 진입한 경찰병력은 즉각 철수하라.
1. 9월 11일의 폭력적인 경찰투입에 대하여 노동자와 국민에게 사과하라.

2002. 9. 13
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