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사스지정병원 실태조사 보고서

사스지정병원실태조사보고서
- 사스(SARS) 격리병원 실태조사 보고 –

1. 조사 방법 및 결과

2003년 5월 2일부터 5월 4일까지 3일 동안, 공공의료기관 중에서 8개의 국립 3 차 병원과 지방공사의료원등 15개의 2차 병원 등 총 23개 사스(SARS) 지정 격리병원을 대상으로, 사스(SARS)에 대한 관리대책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8개 영역 31개 문항의 점검표를 이용하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그리고 한겨레신문사가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함.

조사된 병원 중에서 사스감염이 의심된 환자가 입원했었던 병원은, 국립 3차 병원에서는 4개 병원, 지방공사등 2차 병원 5개 병원에 입원하였거나 입원 중 임.

1) 격리병실

총 20개 병원 중 격리병실상황은
국립 3차 병원의 경우,- 별도의 폐쇄병동을 마련한 병원이 3개병원, 기존 격리병동(무균실, 결핵병동, 응급의료센터의 격리병실)을 사용한 경우가 3개병원, 나머지는 일반병실에 입원시키거나 입원 예정임.

의료원의 경우 결핵병동이 있었던 1개 의료원을 제외하고는 전혀 격리병동이 준비되지 않아 비워있던 한 층에 입원시킨 경우와 복도에 칸막이 설치를 한 경우 외에는 모두 일반병동에 다른 환자와 함께 입원을 시킬 수밖에 없는 조건임.

2) 보호장구

환자가 입원했었던 병원은, 정부에서 지급한 물품(마스크, 방호복, 보호안경, 신발덮게등)을 사용하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중에서 마스크의 경우는 거의 품절된 상태로 N-95가 아닌 다른 마스크를 대체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국립보건원 지침이 환자의 검체물을 담당하는 경우 P-100 마스크를 사용하라는 내용인데 P-100 마스크를 사용하는 곳은 없었다. 지정된 격리병원이지만 환자가 없었던 곳은 마스크를 제외하고는 다른 보호장구가 없었으며, 마스크조차 지급이 안 된 곳도 있었다.

3) 전담팀구성

국립 3차 병원의 경우 감염 관리 부서를 중심으로 감염내과나 호흡기내과, 응급의학과, (전담)간호사, 행정부서 등으로 구성하고 있었으나 2차 병원의 경우에는 감염내과나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전혀 없었으며, 일반 내과가 담당을 하고 총무과에서 관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환자관리의 경우 별도의 격리병실을 두지 않은 경우에는 환자관리를 전담하는 인력(의사. 간호사)를 따로 두지 않았으며, 이는 국립 3차 병원이나 2차 병원 모두에서 차이가 전혀 없었다.

사스 (의심) 환자 접촉자의 리스트 작성과 추후관리, 사스 (의심) 환자 접촉자가 증상이 발생할 경우의 대처방안 마련, 사스 (의심) 환자 접촉자의 귀가 후 행동 지침 등에 대한 교육 등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곳은 일부 가 진행되었다.

4) 직원 교육

국립대병원 일부와 환자들이 입원하였던 병원 외에는 사스 (의심) 환자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직원에 대한 교육 또한 마찬가지로 환자가 입원하였던 병원의 경우에도 서면으로 부서별로 회람하는 수준으로 시행되었고, 전체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이 시행된 곳은 3개 의료기관외에는 없었다.

5) 중증환자 관리 및 후송체계

국립대병원에서는 대부분 폐렴이 있는 중증 환자도 진료하겠다고 하였으나, 2차 병원인 의료원에서는 대부분 진료할 수 없다고 대답하였다.

6) 외부 지원

그동안 외부 지원은 보호장구 구입과 관련된 시나 도 차원의 재정지원이 대부분 이었으며, 격리병실을 갖추기 위한 시설이나 기구 마련, 전담팀을 위한 인건비 등의 지원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된 바 없다.

7) 현장의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해 (미흡한 부분에 대한 설문 답변 내용)

사스의 심각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고 있지 못하고있으나 환자진료를 거부할 수는 없다는 수준의 인식을 가지고 있음.
구체적인 진료계획이 수립되어있지 못하므로, 실제 상황이 발생한다면 무방비상태로 사스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판단임
사스환자에 대한 진료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오히려 사스환자를 배출하는 공간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
병원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관련된 홍보가 미흡하며, 방비체계가 전혀 구축되고 있지 않음.
격리시설이 없어서 일반 환자나 직원들에게 전염의 위험이 매우 큼.
상부기관의 지침이 확실하지 않아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음.
대책반 구성과 직원 교육 등이 충분하지 않다.
격리병동이나 병실을 위한 지원이 없고, 환자를 직접 관리하는데 사용된 비용만 청구하게되어 있음.
서울의 경우 2개 공공병원만 지정되어 한 달여 동안 많이 지친 상태임. 서울시내 주요 대학병원을 비롯한 국공립병원을 지정해야되며, 환자 이송을 위한 네트워크를 마련해야한다는 의견.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병원에 입원한 환자 상태를 보지 않고, 차트와 엑스레이만 보고 판단하는 문제점이 있음.
보건복지부도 사스 격리병동이 어떻게 마련되었는지, 어떻게 관리되는지 한번도 점검하지 않음.

2. 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 및 시급한 권고사항

공공의료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는 2개의 국립대병원과, 13개 지방공사의료원, 그 외 특수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의료기관은 오히려 격리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앙과 지방의 대표적인 병원으로서, 혹은 지역 내 가용한 의료자원 수준이나 지역사회 내 역할의 중요성에 따라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다수의 의료기관들이 지정병원에서 배제되어 있는 점은 중요한 문제로 생각된다.
이는 우리나라 방역체계의 총체적인 부실로서 공공의료기관 조차도 전염병 등 국가방역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격리병실이나 전담팀, 그리고 이에 대한 시스템을 구비하지 못한 현 주소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 병원이 사스(SARS)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에서도 편차가 크고, 격리병실에 대한 개념도 제각기 다르게 갖고 있어서 실제로 서로 매우 다르게 대처하고 있었다. 또한, 공기전염이 아니라며 독감정도로 생각하고 일반 환자와 직원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이는 국립보건원이 제시하는 ‘격리병실의 기준’이 현장에서는 애매하게 받아들여져서 실제로 격리가 가능한 기존 시설이 없는 경우에는, 비용과 공간의 부족, 기존 입원환자 처리 등에서의 곤란함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격리시설을 갖추려 하지 않았다.
따라서 격리시설의 기준, 전담팀의 업무방식(일반환자를 동시에 보는 문제)등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 이에 맞는 시설과 인력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이에 따른 기존 입원환자에 대한 조치도 정부차원에서 제대로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중증환자 관리 및 후송체계에서 의료원들이 답변한 내용은, 이들 의료원들이 중증 환자를 다룰 수 있는 시설과 전문 인력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중증환자를 후송할 수 있는 3차 국립대병원이 없는 지역의 경우에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3차 민간병원이라도 강제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가 사스와 관련하여 250억원의 예산을 통과시켰다고 하나, 병원 현장에서 필요한 시설과 인력을 마련하는데 어떻게 지급되어야 하는지 기준이 없어, 시나 도 차원에서는 병원에서 알아서 하라고 떠넘기고 있으며, 지방공사의료원의 경우는 전체 경영부진에 대한 부담으로 실제적인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병원현장에서 필요한 격리병실과 전담인력, 보호장구등 실질적인 방역체계를 뒷받침하는데 특별예산이 쓰여져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