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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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보건의료 기반 확충하여 국민건강 보장하라
노무현대통령은 13일 200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사회복지예산을 9.2% 증액하여 참여복지의 구현과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으나 이는 그야말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외형적인 수치를 거론하며 사회복지예산을 대폭 증액했다고 눈 가리고 아옹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2004년도 예산안 편성 시 ▲국립의료원을 국가중앙의료원으로 확대·개편 373억원 ▲도시형 보건지소 설치 365억원 ▲지역거점병원 시설현대화 968억원 ▲노인치매요양병원 281억원 등 3,311억원을 요청했지만 거의 전액 삭감해 버려 ‘공공성 강화 30%’ 공약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우리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일반예산으로 보면 247억3,300만원만 인정한 꼴로 올해 예산 367억8,400만원보다 오히려 31.8%나 깍인 것이다. 특히 도시형 보건지소 설치와 관련한 예산안을 민간의료기관이 밀집해 있는 도시지역에 함께 들어설 경우 불필요한 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삭감했다.
이는 사전 질병예방·건강증진 위주의 공공의료를 사후 치료중심의 민간의료기관과 똑같이 취급하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의 특성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나온 발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로인해 도시지역 보건지소가 보건의료 안전망으로서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를 통한 보건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측면을 간과한 것이라는 국회일각의 지적이 나오고 있을 지경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복지를 외치며, 빈곤층을 비롯한 서민층의 지지를 업고 당선되었다. 그리고 공공의료기관 30%를 임기 내 반드시 이루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처음으로 편성한 예산안은 극히 실망스러울 뿐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국민들의 고통 앞에 균형예산 추구와 자주국방 실현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나라의 총세출 대비 사회보장 및 복지부문과 보건부문 지출은 10% 정도에 불과해, 독일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등의 총지출대비 40%를 훨씬 못미치고 있으며, 대부분의 OECD 회원국의 30% 이상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OECD 20개국 중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지출 규모는 GDP의 10% 수준으로 30%대인 스웨덴, 덴마크는 물론 15~20%대인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미국, 일본, 터키보다 훨씬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우리보다 낮은 곳은 오직 멕시코 뿐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복지비 지출 구조에서 의료보험, 군인연금, 사학연금, 공무원 연금, 기초생활보장제 등을 빼고 육아, 노인 서비스에 대한 지출, 탁아비용 등 취약 계층에 지원되는 본래적 의미의 복지지출은 다 합쳐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구에서도 돈이 남아서 복지예산을 쓴 게 아니다.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 없는 돈 쪼개서 복지비로 써왔다.
그러므로 정부는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국민의 생존권 보장, 빈곤문제의 해결에 두고 대폭적인 사회복지예산 확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면 적자재정도 감수할 필요가 있으며, 평화와 통일에 적대적인 자주국방 개념을 폐기하고 대폭적인 국방예산 감축에 나서야 한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사회복지예산의 대폭 확대를 요구하며 아울러 공공성 30%확보를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사회복지예산 확대라는 우리의 요구를 정부가 거부한다면, 그것은 정부가 대다수 국민의 뜻과 무관하게 가진 자들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정부임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2003. 10. 20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 노동건강연대 /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