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 3. 20 전세계 반전행동 결의문

  
  3.20 전세계 반전행동 결의문
  
  오늘 3월 20일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파괴를 위해 전쟁을 벌인다고 말했지만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무기사찰단장인 데이비드 케이조차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는 없다고 말했다. 독재자 후세인이 제거되었지만 이라크에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점령 총독인 폴 브레머는 스스로가 약속했던 자유선거조차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그러는 동안 야만은 지속되고 있다. 이라크 점령 1년 동안 적어도 1만 명 이상의 이라크인 들이 점령군에 의해 죽었다. 실업률은 70%에 달한다. 침공 이후 파괴된 하수도 시설 때문에 오염된 물에 의한 발병률이 두 배로 늘었다. “테러 활동”에 연관됐다는 이유로 불법적으로 구금되어 있는 사람이 적어도 1만 명이 넘는다.
  
  이것이 미국이 점령하고 있는 이라크의 현실이다. 미국의 전쟁과 점령은 오로지 석유와 미국 패권을 위한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전세계적으로 관철하고 이를 군사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 반전평화운동은 이 점을 주장했고 우리는 옳았다.  

  점령군의 야만에 맞서 이라크 민중은 저항하고 있다. 자결권과 독립을 위해 저항하는 이라크 민중의 저항은 점령군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은 이라크 사막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런데도 3000명이 넘는 한국 전투병이 추가 파병될 계획이다. 온갖 부패와 위선으로 가득찬 한국 국회는 지난 2월 13일 파병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애초 계획대로 4월 초 선발대 파병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파병이 추진된다면 한국군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가 될 것이다.
  
  미국은 한국군을 점령의 동맹자로 만들려 한다. 파병은 한국 젊은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미국 세계 제패 전략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일 뿐이다. 미국 세계 제패 전략이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한반도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높아질 뿐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벌어진 3·11 참사는 평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똑똑히 보여준다. 참사의 원인은 바로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스페인 정부의 점령 지원에 있었다. 한국군의 파병 또한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 되지 말란 법이 있겠는가.
  
  스페인 민중은 미국의 점령을 지원했던 아스나르 총리의 재집권을 저지했다. 스페인 정부의 철군 발표 이후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는 나라들에서 철군이 언급되고 있다. 한국군을 파병할 명분이 더욱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 1년을 맞아 전 세계 50여 개국의 25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거리로 나온 반전평화세력과 함께 점령군이 당장 이라크를 떠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파병 강행을 결정하고 이를 통과시킨 보수정치권을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며, 점령을 지원할 한국군 파병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1.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1. 한국군 파병계획 즉각 철회하라!
  
  2004년 3월 20일 전세계 반전행동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