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 평화와 복지 실현을 위한 한반도 군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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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복지 실현을 위한 한반도 군축 선언
- 정전협정 51주년, 한반도 군축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한다 -

<전문>

2004년 7월 27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1주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멈춘 상태로 보내왔던 것이다. 우리는 정전체제 하에서 끊임없는 전쟁의 공포를 겪어야 했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쓰여져야 할 소중한 자원을 소모적인 군비경쟁으로 낭비되면서 심각한 인권유린과 생존권의 위기를 겪어야 했다. 또한 한반도의 정전체제는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부당한 영향력을 가져와 정상적인 주권을 행사하지 못한 근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이처럼 정전체제는 한반도 주민과 공동체의 삶을 총체적으로 짓눌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세기를 넘긴 정전체제의 종식은 아직도 기약이 없고,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도 부족하기만 한 현실이다.

정전협정 체결 51주년을 맞이한 한반도는 희망과 불안,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향한 노력은 꾸준히 진척되고 있다. 비록 실천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상 최초로 남북한 군장성들이 만나 서해상의 무력충돌 방지와 상호간의 선전 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것은 희망과 기회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핵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고, 주한미군 재편과 협력적 자주국방을 두 축으로 삼고 있는 한미동맹의 현대화는 새로운 위협을 잉태시켜 가고 있다. 또한 수많은 한반도 주민들이 생존의 벼랑끝에서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의 군사비는 여전히 최우선적인 특혜를 받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의 선택이 갖는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분단과 전쟁, 그리고 첨예한 군비경쟁으로 얼룩진 지난 세기의 과오를 극복하고 20세기와는 다른 21세기를 만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냉전적 세계관과 막강한 군사력이 안보를 지켜준다는 ‘낡은 사고’에 갇혀 또 다시 불안한 21세기를 잉태시켜 나갈 것인가?

우리는 이 중대한 역사의 기로에서, 조속한 평화협정의 체결과 군축을 통해 공고한 평화체제를 실현하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는 점을 호소하고자 한다. 우리는 아울러 이와 같은 중대한 전환기에 한미동맹이 군비증강에 기반을 둔 군사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공고한 평화체제의 구축을 위해 아래와 같이 10대 요구 사항을 발표한다.

첫째,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 성실하게 임해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

둘째, 미국은 한반도에 첨단무기 배치 계획을 중단하고 대북한 선제공격전략을 공식적으로 철회해야 한다.

셋째, 용산기지 등 기존의 기지이전 협상을 전면 중단하고 주한미군의 감축에 따라 기지 역시 대폭적으로 축소되어야 한다.

넷째, 주한미군의 동북아 기동군화를 비롯한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다섯째, 협력적 자주국방을 조기에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군의 대대적인 국방비 증액과 전력증강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여섯째, 군 문민화·투명화·비리근절 등 전면적 군 개혁에 나서야 한다.

일곱째, 남-북-미 3자는 즉각 군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

여덟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권리를 인정하고 병역거부자들이 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대체복무제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

아홉째, 남북관계를 냉전에서 탈냉전으로, 분단에서 통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북대결형 법적, 제도적 장치의 정비가 시급히 필요하다.

열째, 기존의 남북, 북미 평화협정이라는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 실현가능하고 공고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평화협정 체결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2004년 7월 26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

사회 : 박순성 (참여연대 평화군축 센터 소장)
여는 말씀 : 홍근수(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공동대표)
취지발언 : 정태춘 (가수, 우리땅지키기 문화예술인연대)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비판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
참가단체 발언 정성훈(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
선언문 낭독 : 정성훈(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 최선희(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선언 참가 단체(43개 단체)

반전평화기독연대, 불교인권위원회,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여성단체연합, 전교조, 진보평론, 녹색평론,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전국빈민연합, 문화연대, 군축·평화를 위한 문예 행동단, 우리땅지키기 문화예술인연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주한미군철수국민운동본부, 민족화합운동연합, 사월혁명회, 통일연대, 대항지구화행동, 평화바닥, 평화네트워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미군기지 확장반대 평택대책위원회, 전쟁없는세상,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초록정치연대, 이라크평화네트워크, 민중의료연합,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 모임,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장애인이동권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행동하는 의사회, 이라크 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