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 협상 중단! WTO 일반이사회 규탄! 기자회견문
바로 오늘 (한국시각 7월 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도하개발의제(DDA) 협상 타결을 위한 일반이사회가 시작된다. 7월 29일까지 진행되는 이 회의는, 작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5차 각료회의의 무산, 그리고 그 뒤로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도하개발의제 협상을 한층 진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는 작년 멕시코 칸쿤 각료회의가 무산되는 과정을 통해 도하개발의제(DDA)가 가지고 있는 모순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3년 전 도하개발의제(DDA) 협상이 개시될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 협상이 ‘개도국과 최빈국의 관심사항을 대폭 반영하여’ ‘모두가 자유무역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5차 각료회의에서 개도국들은 도하개발의제와 이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연합에 대한 불만을 강력하게 표출했다. 이로써 “도하개발의제는 개도국을 위한 무역협상”이라는 선진국들의 주장이 개도국과 최빈국을 협상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사탕발림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개도국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협상 주도 세력들은 자유화의 대상과 폭을 넓히며 민중들의 제반 권리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고 있다. 이번 일반이사회를 앞두고 제출된 협상틀 1차 초안 (이른바 오시마 초안)을 보면 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농업협상에서는 개도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연합의 덤핑을 유발하는 보조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새로운 블루박스 보조금” 규정이 그것이다. 그런가 하면, 관세 감축에 있어서는 “구간별 감축” 방식을 택해, 선진국과 개도국에 동일한 감축 공식을 적용하되, 관세가 높을수록 많은 폭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개도국에 더욱 큰 타격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농산물 시장접근 분야(NAMA)에 관해서는 합의 도출에 실패한 칸쿤 각료회의 문서가 제출되었으며, 싱가포르 이슈에 대해서는 4개 이슈중 무역원활화에 대해서만 협상을 개시한다고 하지만, 개도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하개발의제(DDA) 협상 종료 후 나머지 이슈에 대한 협상을 개시할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다. 미국의 면화보조금 철폐, 이행, 특별 우대조치 등 개도국과 최빈국의 관심사항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도하개발의제(DDA)가 “개발”이 목표가 아님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렇듯 대부분의 개도국들을 배제한 채 선진국들만을 중심으로 의견을 조율하며 합의를 진척시키는 것이 결국은 전 세계 민중들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개발은 커녕 빈곤을 세계화하는 제국주의적 약탈을 가속화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식량, 에너지, 의료, 교육과 같이 민중들의 삶에 필수적인 모든 것을 상품화하여 자본의 이윤놀음 대상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데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는 이렇듯 ‘개발’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자유무역의 확산’이라는 미명아래 전 세계 민중들의 삶을 파괴하는 도하개발의제 협상이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다. 99년 시애틀에서는 초국적 자본이 주도하는 세계화를 거부하는 수많은 민중들이 모여 3차 WTO 각료회의를 무산시켰고, 자유화의 대상과 폭을 더욱 확장하려는 밀레니엄라운드의 개시를 좌초시켰다. 지난해 9월 칸쿤에서는 “WTO가 농민을 죽인다”라고 외치며 목숨을 내던진 농민 이경해 열사와 함께 수많은 민중들이 도하개발의제 협상의 진전을 막았다.
우리는 WTO가 추진하는 파괴적인 자본의 세계화에 대항하여, 스스로 삶의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전 세계 민중과 함께 한다. 노무현 정부가 WTO-도하개발의제 협상,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한-미투자협정(BIT)에 대한 협상 중단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우선 오는 9월 10일 이경해열사 1주기를 계기로 WTO 반대, 우리쌀 사수를 내걸고 100만에 이르는 농민,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것이다. 이 투쟁에는 많은 사회운동들이 결집할 것이며, 전 세계의 농민들이 함께 할 것이다. 10월에는 서비스 시장 특히 교육시장, 의료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이어 11월 민중대회를 통해 전 민중적으로 반세계화 총력투쟁을 강력히 전개 할 예정이다. 이에, 우리는 다시 한번 우리 민중들을 대표하여 다음을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식량주권 파괴하고 초국적 곡물기업의 농업 지배 확대하는 농업협상 중단하라!
둘째, 필수 공공서비스 상품화하고 민중의 접근권 가로 막는 서비스 협정 중단하라!
셋째, 초국적 자본에 기술 독점권 부여하고 민중들의 의약품 접근권, 지식에 대한 권리 파괴하는 지적재산권협정 반대한다!
2004년 7월 2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동당, 전국농민연대, 전국민중연대,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범국민교육연대, 의료시장개방공대위
<별첨자료>
WTO 농업협상에 대한 한일 시민 사회운동 공동 성명
WTO 농업협상이 농업 무역 규범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현재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한일 양국의 농업, 식량안전, 환경, 노동, 인권 평화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 사회운동은, 농업과 식량을 전 세계적인 시장경쟁에 더욱 깊숙이 내던지는 WTO 농업협상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현재 진행중인 농업협상에서는 ① 각 국이 자국의 농업 및 식량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해체하며 ② 수출시장을 확보한다는 명목 하에 개도국의 농업을 시장 경쟁으로 내몰고 있으며, ③식량안전보다 농산물 무역의 확대를 우위에 둔다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태가 우려된다.
우선, 세계의 농업, 식량, 환경문제에 관해 언급하자면, 농업이 세계적 규모의 시장경쟁에 내던지게 되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들 속에서 농민들은 토지를 박탈당하게 된다. 또한, 각 지역의 주민들에게 공급될 식량 생산은 부차화되고, 민중들의 중요한 공유 자원이며 생존에 필수적인 흙, 물 등이 상품으로 탈바꿈된다. 이는 개도국에서는 무토지 농민 증가, 기아 인구 확대, 토양의 열화나 사막화, 물의 오염과 부족현상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는 GATT의 우르과이라운드를 통한 무역자유화의 결과로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다음으로, 일한 양국 민중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한다. 곡물자급률 30%이라는 양국의식량생산기반이 철저하게 파괴되어 민중들의 생존기반이 크게 흔들리게 된다. 특히, 양국 농업기반에 있어, 민중들의 기본적인 식량이 되는 쌀은 관세화와 관세인하로 더욱 철저하게 개방되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농민은 농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에 따라 농지와 삼림, 수원이 황폐화 되며, 농민들이 이농함에 따라 도시의 고용불안은 더욱 증가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진다.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민중들은 매일 식량 안전에 대한 불안을 감수하고 세계 곳곳에서 유입된 식량을 먹을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 그리고 일한 양국에서 농민들의 농사를 지을 권리,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권리가 박탈되고 있다. 이를 초래하는 것은 세계최대의 생산력을 자랑하는 미국형 생산, 유통 방식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다국적기업이다.
이것이 WTO 농업협상이 지니는 의미이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들은 전 세계의 민중들과 손을 맞잡고 아래의 사항을 양국 정부 및 WTO에 강력히 요구한다.
1. 농업을 WTO 협상에서 제외하라. 이를 위해 현재 진행중인 농업협상 중단하라!
2. 민중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기반해 식량을 생산하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라!
3. 세계 각 지역에 다양한 농업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고, 그러한 농업이 다양하게 발전하는 길을 보장할 것, 이를 위해 각국 정부는 농민이 농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생산비용에 알맞게 농산물 가격을 유지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수입을 규제하고 토지, 물, 종자를 공공자원으로 인식, 초국적 자본으로부터 이를 보호하라!
4. 식량안전은 민중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인권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각 국의 엄격한 규제를 존중하며, 코덱스 기준을 최저 기준으로 하는 등 필요한 최대한의 조치를 강구하라!
2004년 7월 22 일
한국측:
전국민중연대, 전국농민연대,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범국민교육연대, 의료시장개방공대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동당
일본측:
탈WTO 풀뿌리 캠페인 실행위원회 (29단체)
ATTAC Japan , ATTAC 쿄토, 아시아 태평양 자료센터(PARC), 아시아 연대강좌, 아시아 농민교류센터, “이의있음! 일한자유무역협정”캠페인, 오키타마 백성교류회, 얼터- 트레이드 재팬, 칸사이 요츠바 연락회, 협동센터 노동정보,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글로컬 편집국, 자치체”농”네트워크, 전국일반노동조합 전국 협의회, 전국노동조합연락협의회(전노협), 전일본농민조합연합회, 전기통신산업노동조합, 중소노동조합 정책 네트워크, (주) 나나크사의 시골, 일본환경법률가연맹(JELF), 일본국제 볼런티어 센터(JVC), 일본 소비자 연맹, 일본”네그로스 캠페인 위원회, Peace네트워크, 피플즈 플랜 연구소, 효우탄지마 연구회, 포럼 평화·인권·환경(평화 포럼), 홋카이도 농민연맹, 미사토야/야채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