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부자료 : 건설일용노동자들의 작업환경과 산재·직업병 현실>
1. 건설산업은 우리나라 GDP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석유화학단지·발전소·제철소·조선소 등 국가기간산업의 설비에 대한 건설, 유지, 보수는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기본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국가기간산업설비의 건설,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건설노동자들은 일용 및 계약직 고용형태로 인하여 기본적인 노동권은 물론 생명과 최소한의 건강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2. 건설일용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해야만 한다. 작년 한해에만 7백79명의 건설노동자가 작업현장에서 죽었다. 사고성 사망재해의 42%를 건설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99년에 비해 34%가 증가한 수치다. 덮개를 안 덮어서, 작업발판이 없어서, 안전장비가 지급되지 않아서, 일하다 죽는 것이 오늘 건설노동자들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토록 목숨을 걸고 일하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은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조차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파업노동자들 중 97.2%가 유급휴일을 받은 적이 없으며, 80%의 노동자가 작업현장에서 개인 돈으로 밥을 사먹으며 일해왔다.
3. 건설산업연맹과 노동건강연대가 2002년 전국 20개 지역, 22개 직종 1,020명의 건설현장 노동자들에 대한 직업관련 건강실태와 안전보건제도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건설일용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40.6세로 상대적으로 고령화되어 있는 상태임에도 하루 평균 10.4시간, 일주일 평균 72.8시간(7일 작업시)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노동자들의 노동은 무거운 물건의 운반 등 ‘힘을 쓰는’ 작업이 주를 이루어 노동강도도 매우 높다. 장시간 노동과 높은 노동강도에 따른 건설노동자들의 건강장애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4. 2003년 여수지역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의 건강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업 중 노출되는 유해요인은 소음(65.9%), 분진(63.2%), 용접흄(43.5%), 무거운 물건 운반(41.8%) 등이며 모든 직종의 노동자가 작업중 하나이상의 유해요인에 노출되고 있다. 유해요인은 도처에 널려있어 진동, 유기용제, 진신진동,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산소결핍 등 다양한 유해요인에 건설노동자들이 노출되고 있다. 이에따른 당연한 결과로 건설일용노동자들은 건강검진결과 75%에 달하는 노동자가 직업병 산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업성근골격계질환 의증(46.5%), 소음성난청의심자(22.5%), 수지진동증후군 의증 (5%), 호흡기 질환 의심자 (4%) 등이 그것이다.
5. 건설노동자들의 경우 근골격계질환 하나만 보더라도 문제가 심각하다. 2003년 조사에 따르면 작업자에게 무리한 동작을 강제하는 무릎 이하의 높이와 어깨 이상의 높이에서의 작업위치로 작업하는 노동자가 각각 26.4%와 49.9%이다. 즉 건설노동자들 중 3/4이상이 인간에게 부적절한 노동을 강요하는 작업위치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은 또한 대부분 부적절한 작업 자세로 일하고 있다. 목을 젖히거나 옆으로 꺾은 상태로 행하는 작업이 있는 경우가 84.2%, 팔을 들거나 옆으로 벌리고 하는 작업이 89.9%, 손목이 꺾인 상태에서의 작업이 70.0%, 허리를 굽히거나 비트는 자세의 작업이 있는 경우가 92.9%로 조사되었다. 근골격계질환 관리를 위한 감시기준(미 NIOSH 기준)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51.1%가 한 부위 이상의 근골격계 이상증세를 보였고, 즉시 산재요양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8.1%나 되었다.
6. 건설일용직 노동자의 작업환경이 이토록 매우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건설노동자들은 작업환경 측정, 산업보건의 선임, 특수건강검진에서 완전히 제외되어 있다. 건설노동자들은 4대 보험이나, 산재보험처리는 꿈도 꾸지 못한다. 2003년 조사결과를 보면 산업재해를 당한 경우 20.4%만이 산재보험으로 요양을 받았으며,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는 29%, 공상으로 치료한 경우가 47%에 달해 전체 79.6%의 산업재해가 은폐되고 있다.
7. 이처럼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장시간의 고강도 노동을 견디며 일하고 있다. 또한 전체 노동자들중 75%가 직업병 산재로 시달리고 있으며 가장 많은 수의 산재사망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 바로 건설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건설현장이다.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법을 지키라는 요구, 현장의 안전시설과 휴식공간을 달라는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요구는 자신의 목숨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