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통상장관회의를 규탄한다.
- 아펙반대 국민행동(준)을 발족하며 –
오늘 우리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서민들의 목을 옥죄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그리고 미국에 의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지지하는 11월 부산아펙정상회의를 규탄, 저지하기 위해 각계 각층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아펙반대 국민행동](준)을 발족하였다.
부산 아펙정상회의의 주제인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라는 화려한 구호나 역점 과제들 뒤에는 위선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아펙이 내거는 ‘인간안보’는 명분은 그럴싸 하나 실제로는 부시의 전쟁을 지지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2001년 상하이 회의에서 미국 부시는 아시아에서 아프가니스탄 침략 지지 공표를 얻어냈으며, 2003년 방콕 정상회의도 이라크 전쟁을 위한 파병 논의와 결정이 있었으며, 노무현정권도 파병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을 밝혔다. 또한 ‘인간안보’라는 이름하에 비열한 ‘미국의 패권전쟁’을 지지하는 것도 모자라 아펙 반테러대책반도 구성됐으며, 이것은 국내의 시민적 자유를 억압하는 테러방지법의 국제판이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2월 10일 북보유와 6자회담 불참 선언으로 인해 북미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고조되고 미국의 한반도 전쟁위협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부산 아펙정상회의는 우리 민족 구성원의 의사와는 정반대인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 지지로 귀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아펙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도 해 왔다. 아펙은 무역자유화라는 명분하에 2002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함께 회의를 개최하여 발전설비 사유화, 전력 사유화를 특별 주문 하는 등 미국과 초국적자본의 이윤확대 첨병으로써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
최근 아펙은 교토의정서를 비난하는 반환경의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 하얏트 호텔에서 20개국 약 1백여명의 정부관료들은 ‘아펙 기후변화워크숍’을 열어 전 세계인이 염려하는 지구온난화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현상”이라며 교토의정서를 비난했다.
아펙의 “반부패”는 여러 위선적인 구호 가운데 하나다. 아펙이 발간하는 문건에 따르면 반부패의 목표를 기업의 이윤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기업규제의 완화와 상업화’라고 실토하고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아펙은 아시아에서 전쟁과 빈곤, 그리고 차별을 부추기는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도구다. 전쟁 위협과 실업자와 빈곤이 넘쳐나는 세계를 더욱 확대시키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펙이 미국에 의한 패권전쟁을 지지하고, 초국적자본의 이윤확대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 반환경기구이고 아시아를 위험에 빠뜨린다는 점에서 아펙을 반대하며, 또한 한반도에서 미국의 대북압박과 전쟁위협을 뒷받침해 줄 부산아펙정상회의를 규탄, 반대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이러한 부산아펙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6월 1일부터 3일까지 제주도에서 아펙통상장관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WTO DDA(도하개발아젠다)협정 이행지원과 각종 통상 관련 현안들이 논의된다.
미국은 이번 통상장관회의를 통하여 스크린쿼터제 폐지와 쇠고기수입금지 해제를 강요할 것이고 한미투자협정 또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요구할 것이다.
지난 달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은 워싱턴에서 미국 고위 관료들과 함께 “오는 11월 아펙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양국간 FTA(자유무역협정)와 BIT(투자협정)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6월 통상장관회의를 거쳐 11월에는 아예 구체적인 양해각서까지 만들자고도 했다.
한미투자협정(BIT)이 한국기업을 헐값으로 매각하고 국부를 유출할 뿐이라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었지만 아펙통상장관회의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이러한 지적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2003년 12월 미국 전역을 강타한 광우병 파동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고 아직도 미국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한국영화산업 유지 발전의 지렛대이자 한국사회의 문화다양성 유지의 중요한 버팀목인 스크린쿼터폐지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다.
또한 한일자유무역협정도 재논의 된다고 한다. 그 사이 한일자유무역협정의 위험성은 계속 제기돼 왔다.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은 한국 제조업 분야의 공멸을 가져 올 것이며, 일본이 비관세장벽을 없애 달라며 한국 정부한테 요구하는 것들에는 노조의 권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또한, 미국․캐나다․멕시코가 맺은 나프타 협정 체결 이후에 그랬듯이 걸핏하면 일본 자본가들은 자본 철수하겠다며 협박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반대한다.
세계적인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반전 평화에 대한 요구는 이미 대세가 되었으며, 지난해 칠레 아펙회의에서도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반전평화, 반부시를 외치며 7만여명의 민중이 투쟁을 전개하였다.
우리는 오늘부터 개최되는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삼아 제 시민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을 반대하는 투쟁을 조직할 것이다.
2005년 6월 1일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국민행동(준)
민주노총, 전농, 전빈련, 전국연합, 환경운동연합, 노동인권회관, 사회진보연대, 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노동자의 힘, 보건복지민중연대, 민주노동당,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전태일기념사업회,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족정기수호협의회, 민교협, 기독사회선교연대회의,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전태일따르는민주노조운동연구소, 전국학생연대회의, 한총련, 보건의료단체연합, 통일광장,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문화연대, 민주노동자연대, 반미여성회, 반미청년회,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추모연대, 다함께, 전여농, 스크린쿼터문화연대, 공무원노조, 국제노동자교류센터, 민중연대, 범국민교육연대, WTO반대국민행동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