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8.2 서비스산업관계장관회의 ‘의료서비스경쟁력강화’ 방안에 대한 논평
8월 2일 서비스산업 관계장관회의는 6개 분야에 걸친 이른바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방안’을 의결하고 이를 법제화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이번 8.2 정부조치가 의료기관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며 나아가 의료기관 영리병원화 허용을 위한 사전조치인 혐의가 짙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힌다.
첫째 이번에 발표된 의료기관 종별구분 축소방안은 종합병원의 필수과목 설치의무를 폐지함으로서 의료기관이 기본적으로 수행해야할 공공성을 훼손하는 방안이다. 종합전문요양기관 구분을 폐지하겠다는 조치는 100병상이상의 의료기관이 기본적 필수과목을 설치하지 않고도 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이다. 이는 병원협회의 민원사항으로 병원들이 돈벌이가 되는 과목만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이며 병원의 수익성 추구를 위한 제도이다. 이는 또한 이른바 전문과목 영리병원 허용의 사전조치로도 파악될 수 있다.
두 번째 우리는 의사 프리랜서제도 도입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한다. 이는 대학병원의 의료진이 외부 병원에서 진료를 할 수 있게 허용하는 조치로서 그 이득보다는 폐해가 클 수 있는 제도이다. 우선 병원 의료진의 소속이 불분명하게 되어 책임 있는 진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영리병원이 허용될 경우 대학병원 의료진이 외부 영리병원에서 진료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 조치가 책임 있는 진료의 수행을 저해하고 영리병원 허용을 위한 사전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반대한다.
세 번째 의료기관간 의료정보 공유사업에 대해 우리는 매우 큰 우려를 표한다. 의료정보는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이다. 따라서 의료기관내에서 조차도 정보화는 제한적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또한 그 접근권이 의료진에게조차 철저히 제한되어야 하며 그 활용에 있어 매번 환자의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 이러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원칙은 OECD 8원칙 등 국제적으로 지속적으로 확인되어 온 바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개인질병정보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의료정보화가 이미 과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아무런 법적 보호장치도 없이 의료기관간에 의료정보를 공유하겠다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요소를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도 의료기관의 자본참여 활성화를 하반기 과제로 언급하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지적해왔듯이 자본이 의료기관에 투자되면 그 자본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최대이윤을 목적으로 하게된다. 의료기관의 목적이 적절한 의료의 제공이 아니라 최대이윤의 추구로 변질되는 것이다. 한국은 공공의료기관 8%, 공적재원의료보장률 49%(OECD Health Dara 2005)에 지나지 않는 의료공공성이 극히 취약한 나라이다. 우리사회에서의 의료개혁방향은 취약한 의료보장률을 강화하고 공공의료기관을 늘리는 것이지 의료비폭등을 초래하고 의료불평등을 심화시킬 의료기관에 대한 자본참여를 활성화하는 의료기관 영리병원 허용 정책의 추구가 아니다.
우리는 정부가 의료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파악하고 정부가 국민의 건강권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보건의료정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의료를 산업으로 파악하고 그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료서비스 산업화 정책은 현재의 심각한 사회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조치가 될 것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 (끝)
의료연대회의
2005.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