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의사 상호면허인정은 한미FTA 협상의 흥정대상이 아니다.

첨부파일 : 연합성명_한의학_070103.hwp

성 명 서
수신 : 각 언론사 사회부 및 복지부 담당
발신 :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02-3675-1987)
제목 : 한의사 상호면허인정은 한미FTA 협상의 흥정대상이 아니다.(총 3매)

<성명> 전문직 인력 수급정책까지 거래대상으로 삼는 한미 FTA 중단하라!
- 한의사 상호면허인정은 한미 FTA 협상의 흥정대상이 아니다 –

  지난 12월 17일 연합뉴스는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한의사 시장 개방 방안을 집중 논의했으며, 우리 정부는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부 관계자가 “우리가 10여개 전문직 자격의 상호 인정을 요구하면서 미국이 유일하게 제시한 한의사 자격 상호인정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건복지부는 18일의 해명자료를 통해 한의사 상호자격인정문제는 미국측이 질의만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는 지난 11월 13일 미국에서 열린 국제동양의학 학술대회 주제강연을 통해서 한의사 국가고시 개방문제를 한미 FTA 협상의 주요 의제로 삼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복지부의 해명아닌 해명과는 무관하게 한미 FTA 6차협상에서 한의사 상호면허자격인정문제가 주요 협상의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첫째 우리는 먼저 정부가 한미 FTA에서 양국의 전문직 상호자격인정과 전문직 비자쿼터 요구를 주요 요구사항으로 하고 이를 한미 FTA가 가져올 이익이라고 선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은 두뇌유출에 있어 ‘후진국에 가깝다’고 일컬어질 정도로 해외로의 ‘고급두뇌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소에 의하면 2006년 한국의 두뇌유출지수는 58개국 중 38위이였고 대부분의 OECD 국가가 전문인력 순유입국인 반면 한국은 순유출국에 해당한다. 심지어 한국정부는 고급인력의 해외유출에 대한 기본통계조차 가지고있지 않을 정도로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한국정부가 전문직종의 이동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전문인력의 수급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에 따라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한다. 그러나 입만 열면 우리의 자원은 인력자원뿐이라고 말하는 한국정부가 전문인력의 미국으로의 이동을 촉진하는 전문직 비자쿼터인정을 한미 FTA의 장점으로 설명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한국정부는 한미 FTA의 전문직 비자쿼터인정 요구를 하기에 앞서 각 분야의 전문직 인력 현황과 인력수급계획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둘째 의료분야에서의 전문직 상호면허인정이나 비자쿼터는 더욱 문제다. 간호사는 현재 인력과잉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므로 별도의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 및 한의사 인력을 포함한 다른 분야의 의료인력은 앞으로 배출될 인력까지 계산할 경우에만 인구대비 의료인력이 적정한 인력수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인 평가이다. 특히 인구가 급속히 고령화되는 한국에서는 노인인구증가에 다른 추가 의료인력수급계획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부로의 의료인력 유출은 우리나라의 의료인력수급계획에 있어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또한 미국으로의 진출이 한국의 의료전문직종내에서 가지는 유혹이 매우 큰 상황에서 의료분야 전문직 비자쿼터가 만들어제게되면 상당수의 의료전문직들은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시험준비에 나설 것이며 이는 불필요한 사회적 낭비가 될 것이다.
  전문직 의료인력수급계획은 한 나라의 의료정책에 있어 매우 핵심적인 정책이다. 한국의 의료인력수급계획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계획없이 추진하는 미국과의 상호 면허인정은 의료정책을 거래대상으로 삼는 행위일 뿐 힌국사회의 의료의 발전에 장애가 될 뿐이다.

  셋째 우리는 한국의 전문인력에 대한 미국으로의 유출을 더욱 더 쉽게하는 거래의 댓가로 미국의 침구사의 한국진출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다. 우선 한국의 한의과대학은 미국의 의사자격시험(USMLE)을 볼 수 있는 대학이고 한국의 한의사도 그러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 의료인인 반면 미국의 침구사(acupuncturist) 또는 동양의학(oriental medicine) 전공자들은 그러한 자격이 없는 직종이다. 이 때문에 두 직종간의 자격증을 상호인정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형평에도 맞지 않다. 더욱이 미국의 침구사 또는 동양의학 전공자들의 한국취업인정을 한미 FTA에서의 다른 직종의 면허상호인정과 교환할 거래대상으로 삼는 것은 의료정책의 올바른 입안과정이 아니다.

  한미 FTA는 거래대상이 아닌 국민의 건강과 의료정책들을 협상대상에 올려놓고 거래대상으로 삼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한국과 미국의 특정산업의 이해를 위해 자동차 배기가스량 기준 세제를 폐지하려 하고 있고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려 하고 있다. 한국의 의약품정책이 한미 FTA의 협상대상이 되어있고 민영의료보험료의 보험료규제가 협상대상이 되어있다. 여기에 한국정부는 이제 의료인력수급계획마저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    
  우리는 한국 국민이 미국에서 직업을 얻는 길이 전면적으로 자유로워 지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한국의 직업군 전체에 대해 미국의 취업자유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정부는 미국정부가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유인하려 하고 있는 전문인력만을 협상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는 오히려 두뇌유출의 혐의가 큰 분야일 뿐 정부가 말하는 ‘국익’과는 거리가 멀다. 하물며그 댓가로 한국에서 수용하는 것이 한국의료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도 검토가 안된 미국의 침구사 또는 동양의학 전문직종이라는 것은 ‘거래’중에서도 매우 잘못된 ‘거래’일 뿐이다.
  국민의 건강은 거래대상이 아니며 한 나라의 의료정책 또한 거래대상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의료인력수급계획은 한국 국민의 건강을 위해 입안되고 집행되어야 하며 무역협정의 흥정꺼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러한 당연한 원칙들이 한미 FTA 협상에서는 공공연히 부정되고 있다. 심지어 한국의 자동차를 미국에 더 팔기위해 한국 국민들이 자동차 배기가스를 더 많이 마시고 의약품 폭등을 용인해야 한다는 황당한 거래마저 이루어지는 것이 한미 FTA이다. 국민의 건강과 의료정책이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되는 한미 FTA 협상은 당장 중단되어야만 한다. (끝)

2007. 1. 3(수)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