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
변재진 신임 장관은 유시민 전 장관의 보건복지정책 추진을 이제 중단하여야 한다.
6월 18일 전 복지부 변재진차관이 신임 복지부장관으로 임명되었다. 전임 유시민장관이 ‘얼굴만 바뀐 장관이 임명 되도록 하여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퇴임사를 남겼듯이 우리는 변재진 장관이 전임 유시민장관의 잘못된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을까 우려가 앞선다.
유시민 전임 장관은 재임 기간 동안 시민사회단체로부터 ‘국민불신임장’을 받을 정도로 보건복지정책의 전반적 후퇴를 초래하였다. 의료산업화정책을 통해 보건의료제도를 적극적으로 시장화하려는 정책을 폈고, 확대해도 모자랄 국민의 의료권과 복지접근권을 재정절감이라는 이름으로 축소시켰다. 또한 그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지속되는 사안을, 충분한 사회적 대화에 기초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어가려 하기보다는, 독단적 결정과 정략적 접근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견지했다. 그 결과 국민 편의와 상관없이 병원 자본과 보험 자본의 이해만을 고려하여 의료를 상업화 하는 의료법 개악을 시도했고 근거 없는 부정확한 사실에 기초하여 의료급여 환자를 ‘도덕적 해이자’로 몰아, 가난한 환자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의료급여제도 개악을 추진했다. 또한 국민 건강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칠 한미FTA 협상 시 한 나라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 국민연금법 개악 또한 연금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였다. 그러므로 변재진 장관이 이러한 유시민 전 장관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 받아 관련 정책을 계속 추진하려 한다면 변재진 장관 역시 시민사회 진영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변재진 장관이 국회 인사 청문회를 비롯하여 최근 몇몇 자리에서 한 발언을 보면, 우리의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우선 변장관은 병원의 영리법인화와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정책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의료를 상업화해 국민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고 의료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많은 의료법 개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한미 FTA 국회청문회에서도 국민 건강에 대한 고려없이 지금까지의 한미 FTA가 국민건강에 영향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면피성 발언을 계속하였다. 그가 장관임명을 전후로 하여 보인 모습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의 모습보다는 관료 시절 대부분을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에 있었던 경제 관료로서의 태도일 뿐, 전임장관과 마찬가지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발언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변재진 장관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회적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사안을 전임 장관처럼 독단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관리형’ 혹은 ‘마무리형’ 장관이라면 그러한 장관답게 한국 보건의료제도의 후퇴와 변화를 초래할 전임장관의 정책추진을 중단하고 조용히 관료생활을 마무리하길 바란다. 그것만이 변재진 장관이 유시민장관처럼 보건복지분야의 또 하나의 악몽으로 남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끝)
2007. 6. 19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