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레바논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 이에 맞선 헤즈볼라의 반격이 보름을 넘기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당사국들의 첨예한 입장 차이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루살렘으로 급파된 용태영 특파원을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용특파원, 먼저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1>
여전히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이루트를 공습할 뿐만 아니라 레바논 남부에서의 지상전도 치열합니다. 이스라엘은 두 개 마을을 장악했고 세 번째 마을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헤즈볼라의 저항도 거세서 어제 이스라엘군 9명이 숨졌습니다. 이스라엘 사망자는 50명을 넘었습니다. 레바논 측 사망자는 4백 명을 넘고 난민도 50만 명에 이릅니다.
어제는 유엔 감시초소가 이스라엘의 정밀 유도 미사일 공격을 받아서 유엔 감시단원 4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들끓었지만 유엔 안보리의 이스라엘 비난 성명은 미국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질문2> 상황이 이런데도 이스라엘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죠?
<답변2>
이스라엘은 휴전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해서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레바논 영토에 지상군을 보내서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시아파 민간인 거주지역도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 폭 2킬로미터에 이르는 이른바 안전지대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한발 더 나가서 다국적 평화유지군이 투입될 때까지 이 지역을 장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국적군이 투입되지 않으면 이스라엘은 또다시 중동에 점령지를 확장하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당분간 휴전은 없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점령할 동안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질문3> 결국 이스라엘은 장기전을 벌이겠다는 얘긴데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3>
국제사회의 태도는 간단하게 둘로 나뉩니다.
미국과 영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합니다. 미국은 이른바 ‘지속 가능한 휴전’이 필요할 뿐 ‘즉각 휴전’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지속 가능한 휴전은 실질적으로 헤즈볼라가 무력화된 상태, 저항이 없는 상태의 휴전을 말합니다.
반대로 레바논과 아랍권 그리고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국가들과 유엔은 한목소리로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민간인이 죽어가고 국가 기반시설이 파괴되는데 일단 전쟁을 중단하고 협상으로 문제를 풀자는 주장입니다.
결국, 양측의 이런 근본적인 입장 차이 때문에 어제 열린 로마 국제회의에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별다른 진전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다른 국제사회의 압력에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의 지지를 배경으로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킬 때까지, 그래서 이른바 ‘지속 가능한 평화’가 올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태세입니다.
헤즈볼라도 게릴라전으로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국적군 투입을 논의하는 것도 사실은 먼 얘기일 뿐입니다. 다국적군 투입은 일단 휴전이 이뤄져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질문4> 전쟁이 계속되면 확전 가능성도 커질텐데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4>
전쟁이 보름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나 시리아 모두 전쟁 확대를 경계하는 양상입니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병력을 투입하지 않는 것도 시리아나 이란 등 주변 국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돌발적인 사태로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은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질문5> 지금 주변 아랍 국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5>
아랍권은 한마디로 절망과 분노로 가득 찼습니다. 주요 방송 신문마다 매일 레바논의 참상을 보여주면서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레바논 사망자의 80% 이상이 민간인이고 1/3 가량은 어린이입니다. 반면에 이스라엘 사망자 5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군인입니다.
이런 피해 실상만 보더라도 헤즈볼라가 테러집단이 아니고 오히려 이스라엘이 민간인 테러국가라는 것이 아랍권의 민심입니다.
지금까지 예루살렘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국제] 용태영 기자
입력시간 : 2006.07.28 (09:57)
http://www.kbsnews.com/article/world/200607/20060728/11947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