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반전 엄마’ 신디 시핸 한국 온다

‘반전 엄마’ 신디 시핸 한국 온다

[프레시안 2006-11-10 18:33]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미국 내 반전운동의 상징, 신디 시핸(49)이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과 주둔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연합체인 파병반대국민행동 관계자는 10일 시핸이 ‘국민행동’의 초청으로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5박 6일간 방한한다고 밝혔다.

  시핸은 20~21일 양일간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 평택 대추리를 방문해 주민들과 만나고, 22일에는 한미FTA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여한 뒤, 23일 파병반대 국민행동이 주최하는 간담회와 강연에 참석할 예정이다.
  
  신디 시핸은 이라크에 미군 병사로 참전했다가 지난 2004년 4월 4일 스물 다섯의 젊은 나이로 삶을 마감한 케이시 오스틴 시핸의 어머니.
  
  아들을 잃은 시핸은 슬픔을 뒤로한 채 반전운동가로 변신해 시위를 주도하며 이라크 전쟁 반대의 심벌이 됐다.
  
  시핸이 반전운동가로 변신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부시 대통령의 ‘거짓말’이었다. 시핸은 아들이 사망한 후 2개월 뒤 다른 전사자 유가족들과 함께 부시 대통령을 만나 위로의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 후 이라크 전쟁이 잘못된 정보에 기초해 감행된 것임을 밝혀주는 보고서가 나왔고 이에 분노한 시핸이 부시 대통령을 다시 만나자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반전운동가가 됐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그를 다시 만나주지 않았다.
  
  이에 시핸은 지난해 여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즐기던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 입구에서 26일간 마라톤 농성을 벌이며 일약 반전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 후로도 시핸은 워싱턴 백악관 앞과 크로포드 목장을 오가며 부시 대통령을 부담스럽게 했고 수차례 열린 반전시위에 수만 명의 군중을 운집시키는 데에 기여했다.
  
  ”럼스펠드 해임은 희생양 만들기에 불과”
  
  시핸은 특히 올해 크로포드 목장에서 약 11㎞ 떨어진 부시 부부의 대형 간판 부근 땅 5에이커(약 6300평)를 아예 사들여 반전시위의 메카로 만들었다. 올 여름 부시 대통령은 다른 해와는 달리 크로포드 목장에서 보내는 휴가 일정을 열흘로 대폭 축소했었는데, 그같은 행보는 시핸을 따돌리기 위한 것이었다는 얘기가 많았었다.
  
  그러나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당시 “올해도 (부시 대통령이) 시핸을 만나줄 이유는 없다”며 “물이나 게토레이를 들고 다닐 것을 충고한다”며 조롱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의 한 관계자는 “시핸의 반전 활동은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이 이라크 정책 실패 때문에 패배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은 시핸은 2006년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됐었다. 그러나 시핸은 지난해 9월 26일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처음으로 강제 연행된 이후 지금까지 수 차례 미 경찰 당국에 의해 체포되고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8일에도 시핸은 8만 명으로부터 사인을 받은 전쟁 반대 서명용지를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며 백악관 앞에서 50여 명과 함께 시위를 벌이다가 연행됐다.
  
  시핸은 이날 시위에서 부시 대통령이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해임한 것을 두고 “럼스펠드는 희생양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황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