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일본인 서명은 부시 대통령에게 약 1,590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1,354명이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일본인들, 노무현·부시에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
미군기지확장반대 서명 3000명…청와대로 우편 발송
박상희 기자
일본인 약 3,000여명이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에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한다는 뜻을 강력히 촉구했다.
제2의 평택 지킴이로 불리우는 다큐멘터리 작가 나카이 신스케(中井信介)씨는 지난 8월 미군기지로 고통받고 있는 일본 현지의 오사카부, 나가사키현, 오카야마현, 히로시마현 등의 주민들을 상대로 평택 현재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물 상영회를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일본 주민들에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에 동참하는 서명을 함께 받았다.
나카이 씨는 “일본인 사이에서도 이만큼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한국 국민, 그리고 미국 국민들에게 전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명은 약 1,590명이,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1,354명의 서명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일본 각 지에서 진행된 상영회의 영상물은 나카이 씨가 직접 제작한 ‘대추리의 등화 힘내라! 황세울’(テチュ里の灯火 がんばれ!ファンセウル). 나카이 씨는 일본 후쿠오카현 RKB 마이니치 방송에 이 영상을 제공, 오사카부에서 3회, 나가사키현에서 2회, 오카야마현 1회, 히로시마현 1회씩 상영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힘내라! 황세울’ 일본어 자막판은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인권 정보 센터라고 하는 인권 단체가 주최하는 시상식, <국제인권교재장려사업 AWARD2006>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카이 씨는 “상영회에서 영상을 본 사람들은 지난 5월 4일 대추리에서 벌어졌던 학교 및 농지의 강제수용 상황을 보고, 또 경찰과 군인들에 의해 시민들이 강한 탄압받고 있음에 많이 놀랐다”면서 “그런 곤경에서도 지지 않고 스스로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 농업을 지속하는 농민들의 삶에 공감하면서 어떻게든 연대해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하는 공감대를 많은 일본인들이 가지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나카이 씨는 오랜기간 미군기지를 상대로 싸워온 오키나와에서 온 주민들도 직접 자리에 참석해 이 영상물을 봤다고 전하면서 “상당수가 일본의 미군 재편도, 한국의 미군 재편도,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미군 재편이라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된 문제이며 미국이 실시하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일본과 한국의 시민이 연대해 전쟁으로 연결되는 미군 기지 재편에 반대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약 3000명의 서명이 담긴 용지와 함께 나카이 씨는 그간 팽성읍 농민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모아진 약 20만엔(한화 약 200만원)의 모금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모두 팽성주민대책위원회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1590명의 서명용지는 이미 지난달 20일 우편을 통해 미국으로 보내진 상태. 청와대로는 27일 우편을 통해 1354명의 서명이 담긴 용지가 전달될 예정이다.
일본 각 현지에서 벌인 서명운동 내용 전문.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님. 미국대통령 조지W 부시 대통령님.
-북한과 중국을 비롯하여 동북아시아에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평택 미군기지확장계획을 철회해 주십시오.
-평택 미군기지 확장에 따른 토지 강제수용을 철회하고, 농민들이 예전처럼 자기 땅에서 농사를 짓게 해주십시오.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의 강제 퇴거 계획을 철회해 주십시오.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한 CCTV 카메라 설치와 불법감시 및 부락 입구에서의 불법검문을 중지시켜 주십시오.
-경찰에 구속된 대추리 김지태 이장 및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활동과정에서 부당하게 연행된 사람들을 석방해 주십시오.
2006년11월27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