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6-12-02 17:33]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 장관은 1일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 실수를 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요르단 사해 슈네 휴양지에서 아랍권 위성 TV 채널인 알-아라비야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미국이 (이라크에서) 실수했는 지에 관해 말한다면 물론 (실수)했다고 확신한다”며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의 잘못을 인정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라크 같은 나라의 해방이라는 큰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라크 전쟁 이후 일어난 일들을 다르게 처리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스탠퍼드대학으로 돌아가면 지난 일들을 돌아보고, 우리가 다르게 할 수 있었던 부분에 관한 책을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라크 정책의 실패 사례들을 퇴임 후 구체적으로 공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라이스 장관은 스탠퍼드대학 정치학과 교수 출신이다.
그녀는 그러나 조지 부시 행정부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해 이라크 전쟁을 완수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미국을 포함한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과 아랍ㆍ이슬람권 외무장관들은 1일 슈네에서 NGO(비정부기구) 대표들이 참가하는 중동권 민주주의와 발전을 위한 제3차 미래 포럼을 열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묶는 발전 구상을 제시했던 2004년의 G8 정상회담 결의에 따라 출범한 미래 포럼 참석자들은 올해 회의에서 자생적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개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분쟁 해소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마루프 알-바키트 요르단 총리는 역내 분쟁과 관련한 신속하고도 공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온건세력이 약화하고 폭력과 극단주의가 조장돼 개혁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 문제로 대변되는 아랍권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 해소를 위한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요르단과 함께 이번 포럼을 공동 주재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 장관도 중동 역내의 안정을 호전시키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포럼에 앞서 라이스 장관은 사우디 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6개국과 이집트, 요르단 외무장관을 함께 만나 팔레스타인 문제, 이라크 사태, 레바논 문제 등 역내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중동지역 국가들이 개혁을 위해 더욱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이 포럼에 초청받은 이집트 인권단체 소속인 하페즈 아부 시아다는 AFP 회견에서 “그들은 우리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중동 아랍권에서는) 개혁과 민주화를 추구하려는 실질적인 정치적 의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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